보호종료아동 지원체계 강화 광주시의 약속

2022년 08월 28일(일) 19:31

광주에서 보육원에서 자란 뒤 사회로 나온 보호종료아동(자립준비청년)이 해마다 100여 명, 전국적으로는 2천500명에 이른다고 한다. ‘고아’라는 이름으로 부당한 편견과 차별을 받지 않고 당당하게 지역사회의 일원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하지만 그동안 소홀했거나 또는 외면한 측면이 있었는지 돌아봐야 할 것이다. 실제로 이들은 우울과 불안에 시달려도 의지할 곳이 없는 게 특히 힘들다고 호소한다.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누구보다 크다. 홀로서기가 정말 버겁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2명 중 1명 꼴로 극단적 선택을 생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호종료아동의 성장과 자립, 동행의 3가지 방향으로 광주시의 지원체계가 강화된다. 벼랑 끝 10대들이 스스로 세상을 등진 사건과 관련해 약속한 대로 정책이 추진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지역 공공기관과 아동보호시설 간 동행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지역사회와 함께 심리치료, 건강, 체육프로그램 등 성장과 심리안정을 도모하며 보호시설에서부터 맞춤형 사업을 진행한다. 또 주거 걱정 없는 100% 자립지원 환경을 만든다. 전담기관과 무등자립생활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조성한 주거시설 90호에 도시공사가 올해 60여 개소를 추가해 모두 150여 곳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강기정 시장은 “의지할 곳 없이 홀로 고민하고, 외치고 싶어도 어디에 외쳐야 할지 몰라 자신 안에서 메아리가 되어버린 그 외로움과 고통을 우리사회가 끝내 눈치 채지 못했다”면서 “근본적 고민과 동행에 부족했다”고 안타까워 했다. 한덕수 국무총리 역시 “가족과 헤어져 외롭게 자란 젊은이들이 자립 준비 과정에서 다시 한번 절망하는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며 “포괄적이고 다층적인 지원체계를 구축해달라”고 보건복지부에 긴급히 지시했다.

광주시가 시민의 생명과 민생을 책임져야 할 의무가 있음을 각인시킨 비극적인 사건이 연이어 발생했다. 약간의 자립지원금만으론 어림도 없다. 보다 꼼꼼하고 충분하게 경제·심리적 지원이 제공돼야 할 것이다. 미처 파악되지 못한 돌봄 사각지대를 적극 발굴해야 한다. 생애주기별로 사회가 지속해서 보살피는 시스템을 가동해야 한다. 단 한 사람도 소외되지 않는 따뜻하고 행복한 공동체를 기대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