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민주화운동 산실 ‘봉심정’ 복원의 당위성

2022년 08월 29일(월) 19:53

광주시 남구 봉선동 제석산 자락의 봉심정은 철거 후 임시 건물만 남아 있다. 1970-1980년대 민주인사들이 모여 공부하고 토론했던 곳으로 현대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는 만큼 복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윤영덕 국회의원이 주최하고 광주매일신문이 주관해 봉심정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광주의 새로운 정신적 자산으로 활용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토론회가 열려 눈길을 끌었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민주주의와 광주정신을 교육하며 후대에 전해질 소중한 공간으로 새롭게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의 5·18기념재단 연구위원은 주제발표를 통해 “우리나라 민주화 역사에서 광주를 중요하게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처럼 광주지역 운동에서는 봉심정을 구심으로 형성된 운동권의 활동 행적 역시 버금가는 무게를 지닌다”고 평가했다. 토론에서도 민·관 합동 방식의 보존과 활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에 의견을 모으고 지자체의 적극적인 관련 사업 추진을 촉구했다.

봉심정은 민주화 운동의 태동기를 깊숙이 들여다 볼 수 있는 공간이다. 전봉준 장군의 천안전씨 판서공파 제각이었으며 스무살의 청년 김정길 전 광주전남민주연합 상임대표가 정착하면서 역사가 시작됐다. 군사정권의 서슬 퍼런 감시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김남주, 윤강옥, 이강, 이학영, 박석무, 박현옥, 정용화, 정상용, 노준형 등 인사들이 수시로 교류하며 유신항쟁의 첫 사건인 함성지, 민청학련, 전남대 교육지표 등 1970년대를 대표하는 투쟁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으로 계승됐다. 봉심정에서 만들어나간 열사들의 노력을 발굴하고 그 숭고한 정신을 전파할 가치가 충분한 셈이다. 민·관이 함께 손잡고 흔적만 남은 공간을 되살려야 하겠다. 윤 의원도 국회 차원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본보는 당시 봉심정과 인연을 맺었던 인사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하는 등 집중 조명, 호응을 얻고 있다.

현 시대를 살아가는 2030세대들에게 봉심정이 필요하다. 즉각 복원하고 지속적인 관리에 나서야 한다. 아카이브 작업을 병행하며 민주역사기념관·공원 조성도 긍정 검토해야 할 것이다. 민주주의는 현재진행형의 숙제다. 민주화를 태동했던 봉심정이다. 지금부터라도 공론화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