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 관심과 사랑으로 영원히 피어나길 / 오득실

2022년 08월 29일(월) 19:53

오득실 전남산림자원연구소장

- 우리나라 대표 꽃 무궁화 -
한 나라의 상징으로 온 국민들의 사랑을 받아온 꽃이나 식물을 나라꽃(國花)으로 지정하는데, 법률이나 제도로 정한 바는 없으나 무궁화는 ‘영원히 피고 또 피어서 지지 않는 꽃’이라는 뜻을 지니고 오래전부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나라꽃으로 자리 잡아 왔다.

4천200여 년 전 선진(先秦)시대 중국의 ‘산해경(山海經)’에 ‘군자의 나라에 훈화초가 있는데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진다’라는 내용이 있는데 훈화초가 바로 무궁화인 것이다. 또한 삼국시대 최치원이 당나라에 보낸 국서에 신라를 ‘근화향’이라 표현했는데 근화향은 ‘무궁화가 많은 나라’라는 뜻이다. 조선시대에 최세진의 ‘사성통해’를 통해 최초로 한글 명칭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무궁화는 우리나라 국가인 ‘애국가’와, 외국에 보내는 공문서나 국가의 중요한 문서 등 나라 문장, 대통령 표장, 국회의원 배지, 법원마크, 경찰 계급장, 모범음식점 안내판 등 우리 생활 속 곳곳에서 사용하고 있다.


- 나라꽃, 국민 인지도는 -
무궁화는 세계적으로 약 350여개 품종이 있고 우리나라에는 약 280여개 품종이 재배되고 있다. 꽃잎 모양과 꽃 색깔로 구분하는데 꽃잎 모양에 따라 홑꽃, 반겹꽃, 겹꽃의 3종류로 구분하고, 꽃색에 따라 순백색의 배달계, 꽃 중앙이 붉은 단심계, 꽃잎에 흰색과 분홍색이 어우러진 아사달계로 구분한다.

하지만 정작 우리 생활 주변에서 무궁화 나무를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산림청 자료에 따르면 무궁화에 대한 국민 선호도 조사 결과도 2006년 3위였는데 2015년 8위로, 벚나무보다 낮게 조사됐다. 이는 온전히 무궁화에 대한 국민들의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일제강점기에 우리 민족문화를 말살하기 위해 나라꽃인 무궁화를 없애려고 갖은 방법을 동원했다. ‘무궁화가 진딧물이 많고, 지저분한 꽃이며 만지기만 해도 부스럼이 난다’는 등 안좋은 이미지를 심어줬고 무궁화나무를 없애는 만행을 저질렀다고 한다.

해마다 8월이 되면 전국 나라꽃 무궁화 축제를 통해 각 도에서 키운 무궁화 우수 분화를 전시해 무궁화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고 온 국민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 축제의 장이 펼쳐진다. 이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각 도에서 키운 무궁화 우수 분화에 대해 전문가와 시민 평가단이 심사해 순위를 매기고 시상을 하는 것이다. 올해 전남도는 단체 부문 ‘대상’(대통령상)과 개인 부문에서 함평군 정천수씨가 ‘최우수상’을 모두 휩쓸어 최고의 성적표를 받았다. 이번 수상을 통해 도민들이 무궁화에 대한 관심을 갖고 활용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 산업적 활용방안 강구해야 -
무궁화는 동의보감에 기록된 약용식물이기도 하다. 나무껍질과 꽃을 달여 기관지염, 장염, 이질, 치질, 복통 치료를 위해 복용했고 씨앗은 볶아서 가루를 내 기침, 가래, 편두통에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다.

아직까진 무궁화를 이용한 체계적인 기능성 분석 연구는 부족한 상황이지만 실제 동남아시아에서는 붉은 무궁화라고 하는 히비스커스가 고급차로 활용돼 판매되고 있다.

우리 무궁화 중 흰색의 무궁화 꽃 추출물에 ‘사포나린’ 이란 항산화 물질이 있는데 골다공증 억제 효능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으며 무궁화의 ‘세라마이드’라는 성분을 활용한 화장품도 개발하고 있다.

이처럼 앞으로 무궁화 기능 성분을 찾아내고 효능에 대한 연구를 추진한다면 식·의약 분야 등 산업적 소재로 충분히 활용 가치가 높을 것으로 생각되며 무궁화에 대한 인식 변화와 함께 아이들에게 무궁화 사랑 정신 함양을 위해 가정에서도 1그루 씩 반려 식물로 키워 보기를 권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