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트램, 광주시-의회 갈등 시민 우려 크다

2022년 08월 30일(화) 19:47

강기정 광주시장이 수소 트램사업에 대한 강한 추진 의지를 드러냈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강 시장은 “예산은 시에서 편성하더라도 심의권은 시의회에 있는 만큼 결정을 존중한다”며 “충분한 공론, 공감, 논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추후에 다시 예산을 편성하도록 하겠다”고 확실히 했다.

시의회는 특히 “시의회에서 증액한 불요불급한 도로 예산은 수용하기 어려워 동의하지 않기로 했다”는 강 시장의 발언에 주목하고 있다. 쪽지예산 성격의 도로 예산이 증액된 적이 없다며 진실을 호도하는 위험한 독선 시정으로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이례적으로 보도자료를 내고 시의회는 “예산심의권을 해하려는 위험한 발상”이라면서 “공약 예산 삭감에 대한 분풀이식 언론플레이를 자제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시의회는 트램(노면전차) 설치 용역비, 일 또는 학업을 잠시 중단하거나 병행하면서 진로와 적성을 찾는 청년 갭이어 예산을 상임위원회에서 삭감한 바 있다. 강 시장은 “지하철과 트램을 혼동해 지하철 만들 돈도 없는데 어떻게 트램을 짓느냐고 지적하기도 해 전문가 의견을 종합하자는 취지로 편성한 1억원을 깎으면서 의견을 들으라고 하니 모순이라 생각된다”고 유감을 표했다. ‘왼팔이 잘려나간 느낌’이라는 거친 표현으로 불편한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트램과 관련, 강 시장은 “지하철 1-2호선 사각지대인 농성역, 터미널, 야구장을 메우자는 공약을 인수위원회 과정에서 1단계 2.5㎞, 2단계 국가 협의 등으로 구체화했다”고 강변한다. 시의회는 건설 비용 뿐만 아니라 완공 후 운영에 대한 적자가 광주시 재정에 부담이 예상되는 만큼 공약사항이라는 이유로 단순하게 추진할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사업비가 당초 470억원에서 906억으로 2배 가량 증액된 부산시 사례도 들었다.

앞서 정무창 의장은 제309회 임시회 개회사에서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인사권 독립 등 의회 권한이 강화됐다고 하지만 여전히 반쪽짜리에 그치고 있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원활하지 못한 인사교류를 직격한 것이다. 강 시장이 의장과 의원들 전원에 친서를 보내 소통을 약속하면서 수그러드는 듯 했으나 일주일 만에 갈등이 고조되는 모습이다. 시민들은 출발부터 흔들리는 민선8기를 근심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