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휴대전화 수거·사용 제한은 인권침해

2022년 08월 31일(수) 19:37

국가인권위원회가 고등학교 기숙사 내에서 학생 휴대전화 수거 및 사용 제한을 중단하고 일반적 행동자유권 및 통신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하지 않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하라고 권고했다. 학생인권 조례에 따르면 교육활동과 수업권 보장이라는 목적이 있어야 하지만, 대부분 수면권 보장에 있는 것으로 부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광주인권사무소는 광주시·전남도 소재 국·공립 고교 중 기숙사가 있는 101개교를 대상으로 직권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휴대전화를 수거 또는 제한하는 곳은 30% 이상인 34개교였다. 휴대전화를 수거하는 곳은 26개교로, 상당수가 취침 전에 수거해 아침 점호 때 돌려주고 있었다. 불응할 때는 학생에게 벌점 부과와 함께 누적 시 퇴소 등 불이익 조치를 하는 학교도 다수에 달했다.

밤늦게까지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데 따른 수면시간 부족으로 다음 날 학습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으나, 인권위는 학생 스스로 절제하는 법을 익혀서 해결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학생에게 기숙사는 집과 같은 만큼 좀 더 자유롭게 생활할 수 있어야 하며, 가족과 분리돼 지내는 동안 고립감을 느끼지 않고, 가족 및 친구와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선 학교에서는 교사의 지도권과 다른 학생의 학습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휴대전화를 제한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이에 학생의 일반적 행동자유권, 통신의 자유 등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주장이 지속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진정 신청이 2020년 11건, 2021년 43건, 2022년 60건 등으로 해마다 급증세다. 학생 인권의 차원에서 강제적 수거 및 사용 제한은 즉각적으로 중단하는 것이 옳다.

휴대전화는 외부와 연결하고 소통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다. 학생이 받게 될 피해가 적지 않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실태조사에 따르면 초등학교 4-6학년 가운데 스마트폰을 보유한 비율이 87.7%에 달하는 등 학생들의 휴대전화 보급률이 매우 높다. 학교 내 인권 친화적 휴대전화 소지·사용 문화 정착을 위한 방안을 적극 모색했으면 한다. 광주시·전남도교육감은 인권위의 권고를 적절히 이행하도록 지도·감독할 책임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