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공자 맞춤형 주거 지원 대책 시급하다 / 황일봉

2022년 08월 31일(수) 19:37

황일봉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회장

필자가 몸담고 있는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에서는 올해 3월 공법단체로 전환된 이후, 광주시와 함께 5·18민주유공자 및 국가유공자들에 대한 임대주택 입주신청자 현황을 파악한 적이 있다.

그 결과, 나라를 위해 공헌하거나 희생한 국가유공자들이 얼마나 어려운 삶을 살고 있는지를 짐작할 수 있었다.

현재 광주지방보훈청에 접수된 광주지역 국가유공자 대기자만 총 641명(장기 임대 489명·영구 임대 152명), 5·18 유공자 대기자는 124명(장기 임대 89명·영구 임대 35명)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특히 5·18민주유공자와 상이군경회 등 국가유공자 단체 회원들 중 광주지방보훈청에 49.5㎡(15평)이하 임대주택 입주 희망을 신청 및 대기중인 회원들만 500명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5·18민주유공자 저소득층 500명 가량이 변변한 소유 주택이 하나 없이 사회 극빈층 생활을 이어 가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다 얼마 전 서울·경기지역에 집중호우로 인명·재산 피해가 발생한 반지하에서 살던 발달장애인 일가족 사망사건을 지켜보면서 5·18민주유공자를 비롯한 국가유공자들이 “경제적 불평등이 결국 재난으로 이어진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게 일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에서는 광주시와 중앙정부에게 대책마련을 요구한 동시에 무주택 국가유공자와 5·18 민주유공자 주거안정을 위해 임대아파트 특별공급이 확대되어야 한다는 여론도 함께 제시했지만, 아직까지 어떠한 확답을 받지 못한 상태다.

일선 건설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주거 취약계층을 위해 도입한 영구임대주택 사업이 갈수록 축소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전국적으로 영구임대주택에 입주하기까지 평균 3-5년이 걸리는 등 불편도 가중되고 있다고 한다.

과거 박광태 광주시장 재임시절에 이러한 사정을 감안해 광주시가 토지를 제공하고 시공사까지 제안해 5·18민주유공자들을 위한 임대주택건설을 시도했지만, 아쉽게도 무산되고 말았다는 이야기를 접한 적이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무주택자들은 “민주화의 성지인 광주시에서 국가유공자들을 위해 반값 아파트라도 지어서 집 없는 설움을 해소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여기에다 “관계 당국은 서로 책임만 회피할게 아니라 국가유공자들이 최소한의 기본권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토로하고 있는 대목은 국가유공자들이 겪고 있는 어려운 현실을 감안하면 타당성 있는 주장이라고 판단된다.

최근 윤석열 정부가 “270만호 첫 주택 공급대책을 발표하면서 청년·신혼부부 등 대상 시세 70% 이하 50만호 이상 공급하겠다”고 공식화 한 바 있다.

이에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는 광주시와 중앙정부에 재차 촉구하고자 한다. 광주시와 중앙정부는 무주택 5·18민주유공자를 비롯한 국가유공자에 대한 다양한 맞춤형 주거 지원 대책 마련에 시급히 나서주길 간절히 소망한다.

아울러 공공임대주택의 분양 전환시 기존 입주자들이 추가 부담 없이 임대보증금으로 분양 전환을 받을 수 있는 특별지원 대책도 함께 마련됐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