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폭 예방과 경찰 체험… 청소년경찰학교 ‘호응’ <광주 서부청소년경찰학교 가보니> 오복 기자 |
| 2022년 08월 31일(수) 20:05 |
|
지난 30일 오후 2시께 광주 서구 광천동에 위치한 서부청소년경찰학교에서 이뤄진 경찰관의 학교폭력 예방 강의에 학생들은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네!”라고 대답했다.
이날 청소년경찰학교에서는 지역아동센터 초등학생 1-5학년 16명을 대상으로 학교폭력 예방 교육과 경찰 체험학습이 진행됐다.
시끌벅적하게 입장한 학생들은 내부에 설치된 유치장과 종합공개수배 포스터를 보고서는 이내 엄숙한 분위기로 자리에 앉았다.
궁금증에 가득 찬 표정으로 한 학생은 “유치장이 왜 있어요. 무서워!”라고 경찰관에게 질문했고 교육 담당 경찰관은 “이곳은 예전에 치안센터가 있던 자리로 나쁜 일을 저지른 사람들이 실제 이 유치장에 감금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초등학교 저학년 A군은 “경찰아저씨(SPO·학교전담경찰관)를 학교 강당에서 본 적이 있다”면서 “유치장에 들어가보고 싶다”고 호기심을 나타냈다.
먼저 ‘경찰은 무슨 일을 하는가’라는 주제로 경찰에 대한 직업 설명 영상이 상영됐고, 이어 학교폭력을 ‘좁은 집에 갇힌 코끼리’로 설정한 영상을 통해 학교폭력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학교 폭력이 무엇일까요?”라는 경찰관의 질문에 아이들은 ‘친구를 때리고 괴롭히는 것’, ‘주기 싫다고 하는 물건을 뺏는 것’, ‘친구를 따돌리는 것’ 등 본인의 생각을 각자 손을 들어 발표했다.
담당경찰관은 신체적인 폭력 이외에 정서적으로 상처를 주는 것 또한 학교폭력에 속한다면서 무심코 내뱉는 욕설 등 대화를 통한 폭력행위도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반드시 잘못했을 경우 사과를 하는 행동을 통해 바로잡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과학수사 감식방법에 대한 실제 현장 수사 방식을 소개했다.
학생이 직접 찍은 손바닥 지문이 과학장비를 통해 고유의 지문으로 채취되는 것을 본 아이들은 환호성을 지르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수사에 사용되는 물질로 인체의 이물질을 자국으로 남겨 지문을 본뜨고 테이프로 옮기는 과정은 범죄행위에서 실제로 범인을 색출하는 방법이라는 설명에 아이들은 놀란 표정으로 경찰관을 응시했다.
5학년 B군은 “잡은 범인은 어디로 가나요”라면서 유치장을 가르쳤고 학생들은 까르르 웃어보였다.
이후 학생들은 8명씩 조를 나눠 야외교육 사격장에서 사격지도 시뮬레이션 체험에 들어갔다.
총구는 앞을 향하고 조준하는 법 등을 설명듣고 고사리손으로 총을 쥔 채 다양한 자세로 사격을 실시했다.
이후 수갑과 경찰제복 착용 체험을 진행했다.
얇은 팔목에 수갑을 찬 여학생은 기분이 묘하다면서 어색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고강도 알류미늄 소재로 만든 삼단봉과 엄지손가락 수갑 등 평소 보기 힘든 도구에 아이들은 눈을 떼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경찰 제복을 입고 경례를 하면서 수업은 마무리됐다.
이번 경찰학교 체험교육에 참가한 5학년 C양은 “총도 쏘고 수갑도 차보면서 하는 수업이 너무 즐거웠어요”라며 “범죄를 저질러 유치장에 들어가는 일은 일어나지 않도록 할거에요”라고 웃어 보였다.
7년차 지역아동센터 교사로 일하고 있다는 D씨는 “아이들이 너무 좋아해서 뿌듯하다”면서 “아이들에게 학교폭력과 범죄의 경각심을 줄 수 있는 체험 교육이 있어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경찰학교 방문 소감을 밝혔다.
경찰청은 2012년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학교폭력에 대응하기 위해 학교전담경찰관 제도를 도입하고, 2014년부터 ‘청소년 경찰학교’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이전의 단순 전달식 예방교육과 달리, 체험 중심의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청소년들이 학교폭력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데 큰 기여를 해오고 있다.
광주에는 서부청소년경찰학교와 북구청소년경찰학교 두곳이 운영되고 있으며 지난해 1천51회에 거쳐 2만5천여명의 청소년이 방문해 교육을 수료했다.
/오복 기자
오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