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회 상당수가 회계법 위반, 기가 찰 일

2022년 09월 01일(목) 19:50

광주·전남지역 12곳의 지방의회가 법률을 어기고 결산검사의견서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결산검사의견서는 주민들이 자치단체의 재정 운용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다. ‘알 권리’가 심각하게 침해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방회계법 시행령에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회계연도마다 작성한 결산서에 검사위원의 검사의견서를 첨부해 지방의회에 제출해야 한다”, “지방의회의 의장은 결산서와 검사의견서를 받은 경우 검사의견서와 위원의 성명을 지방의회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고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나라살림연구소가 전수조사 해보니, 전국에서 4곳 가운데 1곳 꼴로 위반했다.

결산검사의견서가 의회 홈페이지에 전혀 공개되지 않는 유형에는 함평군·영광군·완도군·신안군 등 4곳, 매년 꾸준히 업데이트 되지 않는 유형에는 광주 동구·광주 광산구·곡성군·장흥군·강진군 등 5곳, 결산검사 사실만 알린 유형에는 순천시·고흥군·해남군 등 3곳이 포함됐다. 특히 결산검사만 알린 유형의 경우 “지적사항을 제외하고는 결산검사를 실시한 결과 적정하게 표시하고 있습니다”고 간략히 표현, 해당 내용을 적시하지 않아 주민의 권리를 침해했다.

결산검사는 외부에서 전문가를 선임해 집중적으로 한 해의 예산 집행 결과를 분석하는 것으로 지자체 살림 운용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당연히 위원 구성에 있어서도 투명하고 공정해야 한다. 검사위원은 결산의 합법성과 타당성, 합리성을 검증하고, 의견서에 담는다. 다음해 예산을 짤 때 이 결산검사의견서 내용을 반영하면 효율적인 재정을 꾸리는데 도움이 된다.

지방분권에 대한 시대적 요구가 높아지는 가운데 의회도 인사권 독립 등으로 그 위상이 한층 커졌다. 이런 마당에 회계 상의 의무를 소홀히 했다는 지적은 매우 용납하기 힘들다. 건전한 재정을 가로막는 불법적 행위인 것은 물론 주민의 믿음을 깨고 불신을 자초하는 것이다. 지역 발전과 민생을 보듬는 선진적 의회상 정립을 위해 반성하고 또 혁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