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인화의 '5월이야기']어느 원로인사의 5·18에 대한 외침 5·18민주화운동기록관장 |
| 2022년 09월 01일(목) 19: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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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광주민주화운동에 소매 걷어부치고 나선 광주의 청춘들이 산화해간 순간을 원로인사 김포천선생이 피를 토하듯 전했다. 광주는 민주, 인권, 평화를 지키기 위해 목숨까지 버렸던 도시다. 역사상 어느 도시가 그런 유래를 가진 곳이 있는가. 이 말을 듣는 순간 가슴이 먹먹해졌다. 눈물이 핑 돌았다. 카페 필라소피아가 지난 달 29일 저녁 문화공원 김냇과에서 개최한 중장년을 위한 희망 워크숍을 열었다. 김포천선생은 ‘광주, 예향인가’라는 강의에서 광주에서 5·18 외에 뭐가 있냐고 이야기했다.
강의를 듣는 내내 가슴이 쿵쾅거렸다. 나도 빨리 뭔가를 해야만 한다고 저 안으로부터 들썩거려지는 에너지가 느껴졌다. 상상력이 무한정 자극됐다. 5·18기록관장으로서 소명감도 생겼다. 선생의 말은 며칠 동안이나 내 귓전에 맴돌았다. 광주는 예향이지만 의향으로서 5·18을 내세워 광주다움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거였다. 광주는 문화예술의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곳이다. 선생은 예향의 의향화와 의향의 예향화를 주장했다.
‘광주가 광주답게’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선생은 입에 침이 마르게 토해낸다. 광주가 미디어아트를 택한 것은 정말 잘한 일이다. 미디어아트는 예향을 더욱 빛내 줄 좋은 매개체다. 또 미디어아트를 통해 5·18을 세계에 더 도드라지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가 가진 것을 왜 우리는 가만 두는지. 더 이상 누워있게 하지 말고 누워 있는 것을 일으켜 세워야 한다. 그 핵심이 바로 5·18이라는 거다. 그리고 시민 전체가 누릴 수 있는 문화예술로 승화시켜야 한다. 더 이상 누구의 것이 아니라 광주시민 전체의 것으로 확장되어야 한다.
5·18을 문화예술로 승화시켜야 한다는 선생의 주장에 백번 천번 공감한다. 프레임에 갇혀 아무 것도 하지 못한다는 것은 너무 슬픈 일이다. 안주하지 말고 자극을 주고 받아서 5·18의 문화예술적 승화를 활성화해야 한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을 비롯해 문화예술회관, 광주비엔날레 뿐만 아니라 5·18기록관에 내외국인들이 인산인해를 이루도록 변화의 물꼬를 터야 할 때다. 현재도 수많은 사람들이 전일빌딩과 기록관을 다녀간다. 그러나 거기에 안주해선 안된다. 다각적인 방책으로 변화를 도모해야한다.
독일 드레스덴에 다녀오면서 감동을 받았었다. 베를린과 체코 프라하 사이에 자리한 드레스덴은 제2차 세계대전으로 끔찍한 폭격을 당한 도시다. 전쟁이 끝난 후 전 세계의 지원을 받으면서 현재 고풍스러운 예술·문화 도시로 재탄생됐었다. 광주가 그랬으면 좋겠다.
선생은 계속해서 “광주다움을 찾아내고 그것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광주 문화예술에는 잠재력이 있고 그것을 캐고 새롭게 만들어 갈수 있는 힘도 있다. 그것을 믿는다. 홀로코스트, 남아메리카, 고려인, 미얀마등 세계인권관을 만들어 미디어 아트와 만나게하면 어떨까? 미디어 힘을 믿는다.”고 거침없이 외쳤다. 정말 새겨들어야 할 게 많았다.
앞으로 3년 후면 5·18민주화운동 45주년이 된다. 그때까지 5·18기록물을 언제, 어디서, 누구나, 쉽고 빠르게 볼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일 심산이다. 5·18기록물은 대한민국의 민주화에 큰 자취를 남긴 중요한 자료다. 지금도 계속 생산 발굴되고 있다. 안전한 보존 시설에서 보존·관리에도 힘을 쓰고자 한다. 이 데이터들이 문화예술화되어 모든 광주시민들이 주인으로서 함께 누리는 날이 빨리 오면 얼마나 좋을까. 그날을 준비하는데 몸 바쳐 일을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