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외교부 장관, 일제강제동원 피해자 만나 2일 광주 방문…‘의견서’ 제출 해명 없어 시민단체 반발 김다인 기자

2022년 09월 04일(일) 19:58

박진 외교부 장관이 지난 2일 광주를 찾아 일제강제동원피해자를 만나 관련 문제 해결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대법원에 제출한 의견서는 철회하지 않겠다고 하는 등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시민단체의 반발이 나오고 있다.

이날 박 장관은 일제강제동원피해자 이춘식(98)할아버지와 양금덕(91)할머니 자택을 방문하고, 국립 5·18 민주묘지에 안치된 故김혜옥 여사의 묘소를 찾아 참배했다.

이날 오후 12시50분께 박 장관은 광산구 우산동의 이 할아버지 자택을 찾았다. 이 할아버지는 박 장관에게 “일본의 사과를 받고 싶다. 살아있을 때 문제가 해결되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또 박 장관은 서구 양동에 위치한 양 할머니의 자택에도 방문했다.

양 할머니는 이날 박 장관에게 편지를 작성해 전달했다.

편지에는 “초등학교 6학년이 되던 해 중학교에 보내준다기에 일본으로 건너갔지만 죽도록 일만하고 일원 한 장 받지 못했다”며 “일본이 사죄하기 전까지는 죽어도 죽지 못하겠다. 대법원 승소에 기뻤지만 몇 년 째 배상은커녕 사과도 받지 못하고 있다. 미쓰비시가 주는 돈이 아니라면 받지 않겠다. 윤 대통령에게 이 말을 전해달라”고 적혀 있었다.

이어 5·18 민주묘지를 방문한 박 장관은 강제동원 피해자이자 5·18 유공자인 故김 할머니의 묘소를 찾아 무릎 참배를 했다.

한편 이날 박 장관은 지난 7월26일 대법원에 외교적 노력을 다 하고 있다는 내용을 담아 제출한 의견서를 철회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또 의견서가 판결을 미뤄달라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이 아니며 법원의 판결에 영향을 주거나 관여한 것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이국언 (사)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사장은 “피해자들을 직접 찾아뵙고 얘기를 들으려고 하는 자세는 긍정적이나 의견서 제출에 대한 사과나 해명 한마디 없었던 것은 이번 방문이 ‘보여주기 식’ 방문이었다는 의심을 지울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김다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