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은 등유값에 서민들 “난방 어쩌나” 근심 4일 광주 ℓ당 1천595원…연초 대비 41% ↑ 국비 등 상승분 못 따라가…“지원 확대 필요” 양시원 기자

2022년 09월 05일(월) 19:41

사진=연합뉴스

국제유가 하락에 휘발유와 경윳값은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는 반면 폭등한 등유 가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서민들의 난방 걱정이 깊어지고 있다.

5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광주지역 등유의 리터(ℓ)당 평균가격은 전날(1천597원)보다 2원 내린 1천595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1월1일(1천128원) 대비 41% 가량 오른 가격으로, 지난해 같은 날(990원) 대비로는 무려 61%나 폭등했다.

연간 광주의 등유 평균가격은 2016년 ℓ당 873원에서 매년 소폭 상승, 지난해 평균 1천6원을 기록했으며 5년 사이 15% 상승했다. 국제 유가 상승에 올해 들어 5년치 상승분의 갑절 이상이 한번에 ‘쑥’ 오른 셈이다.

타 유종과의 가격 차이도 확연히 좁혀졌다.

같은 날 광주지역 주유소의 휘발유·경유 평균 판매 가격은 ℓ당 각각 1천715원·1천832원으로 확인됐다. 등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ℓ당 600원이 넘게 벌어졌던 휘발유와의 가격 차가 고작 120원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앞서 지역 휘발유·경윳값도 국제유가 상승 영향으로 매일같이 역대 최고치를 갱신하며 지난 6월30일에는 각각 2천123원·2천150원을 기록하며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7월1일 유류세 인하 확대와 국제 유가 하락에 힘입어 두 달 가까이 내림세를 보이며 연초(휘발유 1천621원·경유 1천445원)보다 조금 높은 수준까지 하락,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등윳값이 타 유종과 상반된 흐름을 보이는 것은 국제 유가 추이가 주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두 달 새 국제 휘발유 가격은 25% 가량 하락했지만, 국제 등유 가격은 7% 내리는 데 그쳤다.

이와 함께 휘발유·경유에만 적용된 유류세 추가 인하도 영향을 끼쳤다.

지난 7월부터 휘발유나 경유에 붙는 유류세 인하폭이 기존 30%에서 37%로 7%포인트 확대됐으나, 등유에 붙는 세금은 이미 2014년부터 법상 최대 인하폭(30%)이 적용되고 있어 세금 인하 혜택을 추가로 받지 못했다.

문제는 등유가 도시가스가 공급되지 않는 농어촌이나 지방 소도시의 노후 주택에서 실내 난방용으로 주로 사용되기에 이 같은 높은 등윳값이 지속될 경우 실질적으로 가계를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이다.

광주시에 따르면 현재 등유 사용 가구가 받을 수 있는 지원 혜택은 한부모가정과 소년소녀가장 등을 대상으로 한국에너지공단에서 국비로 지원하는 ‘저소득층 난방유 지원사업(등유바우처)’, ‘에너지바우처’와 정부 지원대상에서 소외된 장애인과 65세 이상 독거노인 등을 대상으로 시비로 지원하는 ‘저소득층 난방연료 지원사업’으로 나뉜다. ‘등유바우처’와 ‘에너지바우처’는 중복 지원이 불가하다.

올해 한시적으로 지원금액을 인상한 에너지바우처와 달리 등유바우처는 지난해와 동일한 31만원을 지원한다. 지난해 기준 15만5천원을 지원한 시에서 부담하는 난방연료 지원사업의 경우도 지원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급등한 등윳값 만큼의 예산 증액은 실질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 관계자는 “연말에 확정되는 광주시의 저소득층 난방연료 지원금은 한국에너지공단의 에너지바우처 지원금 인상률과 물가상승률을 취합해 최종 발표할 것”이라며 “다만 한정된 예산 탓에 한 번에 많이 올릴 수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등유 보일러를 쓰는 광주 동구 주민 이모(61)씨는 “겨울에 보통 등유를 한 달에 한 드럼(200ℓ) 이상 쓰는데, 지금대로라면 한달 15만원 가량이었던 난방비가 올 겨울에는 30만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보인다”며 “서민들의 겨울나기를 위한 지원금 확대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양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