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갑수와 함께 걷는 길]단양8경 옥순봉·구담봉

푸른 호수, 기암절벽이 만든 풍경화

2022년 09월 06일(화) 19:32
옥순봉전망대에서의 조망은 압권이다. 옥순대교 아래로 곡선을 그으며 형성된 호수는 붕긋붕긋 솟은 산봉우리, 호수로 내리뻗은 산줄기와 어울려 아름다운 풍경화 한 폭이 되었다. 푸른색을 띤 호수와 산은 빨간색 옥순대교와 색상의 대비를 이뤘다.
단양팔경은 충북 단양군에 있는 수려한 여덟 곳을 일컫는다. 단양팔경은 단양지역을 적시며 흐르는 남한강 주변 산과 계곡에 자리한 기암괴석으로 이뤄져 있다.

단양팔경 중 하선암·중선암·상선암·사인암 네 곳은 남한강으로 흘러드는 계곡에 있고, 구담봉·옥순봉·도담삼봉 석문은 남한강에 있다. 1985년 충주호가 생기면서 남한강에 있는 구담봉·옥순봉·도담삼봉의 일부가 물에 잠겼지만 그 자태는 여전히 아름답다.

오늘은 단양팔경 제5경 구담봉과 제6경 옥순봉에 오를 예정이다. 광주에서 옥순봉 구담봉주차장까지 가는데 4시간 가까이 걸렸다. 어제 저녁부터 오늘 새벽까지 많은 비가 내렸지만 우리가 도착한 시각엔 이미 화창한 날씨로 변해있어 걱정했던 마음이 일시에 사라진다.

주차장에 승용차를 주차해 두고 산길로 들어서니 울창한 숲이 뜨거운 햇볕을 막아준다. 숲속은 고요하고 나무들이 내뿜어주는 기운은 청량하다. 매미들의 합창에 풀벌레소리가 끼어들어 가을을 재촉한다. 자연과 교감하며 걷는 길은 언제나 포근하고 산뜻하다.

30분 쯤 걸었을까? 옥순봉 구담봉삼거리다. 옥순봉과 구담봉 가는 길이 갈리는 봉우리에는 울창한 적송들이 하늘높이 솟아있다. 숲속 의자에 앉아 있으니 그윽한 솔향기가 온몸에 스며든다. 소리 없이 찾아온 바람이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씻어준다.

옥순봉부터 다녀오기로 했다. 가파른 산길을 따라 오르락내리락하면서 걷다보면 충주호의 물길이 발아래로 내려다보인다. 호수 건너편에서는 깎아지른 기암절벽들이 병풍처럼 펼쳐져 푸른 호수와 어울린다. 옥순봉에 가까워지면서 길은 숲길에서 바윗길로 바뀐다.

옥순봉(286m)에 올라서니 구담봉을 휘돌아오는 충주호와 호수를 둘러싸고 있는 아기자기한 산봉우리들이 그림처럼 다가온다.

구담봉을 이루고 있는 세 봉우리는 손에 잡힐 듯 가깝다. 충주호를 둘러싸고 있는 바위봉우리들이 호수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다. 말목산과 둥지봉, 가은산이 호숫가에 솟아 있고, 뒤쪽에서 금수산이 듬직한 모습으로 지켜보고 있다.

옥순봉 정상에서 100m 쯤 더 가자 옥순봉전망대가 기다리고 있다. 전망대에서의 조망은 압권이다. 옥순대교 아래로 곡선을 그으며 형성된 호수는 붕긋붕긋 솟은 산봉우리, 호수로 내리뻗은 산줄기와 어울려 아름다운 풍경화 한 폭이 됐다. 푸른색을 띤 호수와 산은 빨간색 옥순대교와 색상의 대비를 이뤘다.

옥순대교 남쪽 끝에서 옥순봉 쪽으로 놓인 출렁다리도 바라보인다.

2021년 10월에 개통한 옥순봉출렁다리는 총길이 222m, 폭 1.5m에 이른다. 단양팔경 제6경인 옥순봉(玉筍峰)은 희고 푸른 암봉들이 비온 뒤 죽순 솟듯이 미끈하고 우뚝하게 줄지어 있어 소금강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옥순봉과 구담봉은 봉우리의 생김새도 절묘하지만 유연한 강줄기와 어울려 세상에서 보기 드문 절경을 빚어낸다.

옥순봉과 구담봉은 단양과 제천의 경계에 자리하고 있다. 옥순봉은 행정구역상으로 보면 제천 땅에 속하지만 남한강을 따라 올라가다보면 단양으로 들어서는 초입이다.

조선 명종 때 단양군수로 재직했던 퇴계 이황은 단양의 빼어난 풍경 여덟 곳을 선정하여 단양팔경이라 불렀다. 그중 옥순봉은 제천(옛 청풍) 땅에 있어 바위에 단양이 시작되는 문이라는 뜻으로 단구동문(丹邱洞門)이라는 글귀를 새기고 단양팔경에 포함시켰다.

옥순봉·구담봉삼거리로 되돌아와 구담봉으로 향한다. 구담봉 가는 길은 경사가 만만치 않다. 아름다운 풍경은 손쉽게 그 모습을 내주지 않는다. 가파른 바위에는 계단이 설치되어 있고, 가쁜 숨을 몰아쉬며 올라가다보면 환상적인 경관이 사방으로 펼쳐진다.

구담봉 바위들은 기암절벽을 이루고, 가파른 바위 봉우리 곳곳에는 푸른 나무가 뿌리를 내려 끈질긴 생명력을 보여준다. 가을철 단풍이 물들면 바위봉우리에는 점점이 붉은 수가 놓아진다. 구담봉 가는 길에서 보니 죽순처럼 솟았다는 옥순봉의 모습이 실감나게 다가온다.
구담봉 바위들은 기암절벽을 이루고, 가파른 바위 봉우리 곳곳에는 푸른 나무가 뿌리를 내려 끈질긴 생명력을 보여준다.

충주호에서는 수시로 유람선이 지나간다. 우리는 산위에서 충주호와 옥순봉 구담봉의 비경을 바라보고 충주호를 오가는 유람선에서는 기암절벽을 이룬 풍경을 물위에서 올려다본다. 지금이야 충주댐이 건설돼 거대한 호수가 됐지만 충주댐이 생기기 이전에는 굽이굽이 흐르는 남한강과 기암절벽이 만든 절경을 볼 수 있었다.
구담봉 가는 길에서 보니 죽순처럼 솟았다는 옥순봉의 모습이 실감나게 다가온다. 충주호에서는 수시로 유람선이 지나간다.

몇 개의 조그마한 봉우리를 넘어 구담봉(330m)에 도착했다.

구담봉 전망대에 서니 단양 땅을 적시며 흘러오는 물길이 가슴에 안겨온다. 단양팔경 제7경과 제8경인 도담삼봉과 석문을 지나고 단양읍과 단성면소재지를 거쳐 굽이굽이 흘러온 남한강이 말목산과 제비봉을 가르면서 흘러와 장회나루에 이른다.

충주호가 생기기 전 장회나루에서 구담봉을 지나 옥순봉으로 휘돌아가는 물길은 급류가 심한 곳으로 유명했다. 장회여울이라 불렸던 이곳은 물살이 세서 노를 저어도 배가 잘 나아가지 않고 노에서 손만 떼면 금세 흘러내려가 오가던 배와 뗏목이 애를 먹었던 곳이라 한다.

남한강가 깎아지른 듯 장엄하게 치솟은 기암절벽 위에 거북모양의 바위가 있어 구봉(龜峰), 물속 바위에 거북무늬가 있어 구담(龜潭)이라 했는데, 구담봉(龜潭峰)은 이 두 단어를 합성한 것이다. 기암절벽으로 이뤄진 바위봉우리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운데, 기기묘묘한 바위가 충주호의 푸른 물에 떠있으니 금상첨화가 아닐 수 없다.
남한강가 깎아지른 듯 장엄하게 치솟은 기암절벽 위에 거북모양의 바위가 있어 구봉(龜峰), 물속 바위에 거북무늬가 있어 구담(龜潭)이라 했는데, 구담봉은 이 두 단어를 합성한 것이다.

옥순봉에서 옥순대교 아래쪽 충주호 중류 풍경을 드넓게 바라볼 수 있다면, 구담봉에서는 충주호 상류 쪽의 아름다운 풍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구담봉에서는 장회나루 뒤편에 솟은 제비봉이 손에 잡힐 듯 가깝다. 동쪽 멀리에서는 소백산 주능선이 하늘과 땅의 경계를 이룬다. 충주호를 등지고 남서쪽을 바라보면 수많은 산줄기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첩첩한데, 그 가운데 월악산 영봉이 군계일학처럼 솟아있다.
옥순봉과 구담봉은 주변의 다른 산에 비해 높지 않지만 산자락을 굽이굽이 적시며 물길을 만든 충주호를 가장 아름답게 바라볼 수 있는 곳이다.

옥순봉과 구담봉은 주변의 다른 산에 비해 높지 않지만 산자락을 굽이굽이 적시며 물길을 만든 충주호를 가장 아름답게 바라볼 수 있는 곳이다. 산과 물이 만나 예쁜 그림이 되었으니 아름다운 산수화 한 폭이 아닐 수 없다. 아름다운 풍경화 속에 있는 인간도 그림처럼 아름답다.
<장갑수·여행작가>

※여행쪽지
▶단양팔경은 남한강 줄기를 따라 형성된 충북 단양의 수려한 풍경 여덟 곳을 일컫는다. 제1경부터 제8경까지 하선암, 중선암, 상선암, 사인암, 구담봉, 옥순봉, 도담삼봉, 석문이 그것이다.
▶충주호가 생기면서 남한강에 있는 구담봉, 옥순봉, 도담삼봉의 일부가 물에 잠겼지만 그 자태는 여전히 아름답다. 단양팔경 제5경 구담봉과 제6경 옥순봉은 장회나루 아래쪽에 나란히 서 있어 두 산을 연결해 산행할 수 있다.
※코스 : 옥순봉 구담봉주차장→옥순봉 구담봉삼거리→옥순봉→옥순봉 구담봉삼거리→구담봉→옥순봉 구담봉삼거리→옥순봉 구담봉주차장
※거리, 소요시간 : 5.8㎞, 3시간
※출발지 내비게이션주소 : 옥순봉 구담봉주차장(충북 제천시 수산면 계란리 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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