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지나면 더 ‘팍팍’ 뛰는 물가 서민 ‘한숨’ 라면·우유 등 인상 예정…“제조가 대비 높아” 비판 10월 전기·가스요금↑…광주 택시요금도 오를 듯 양시원 기자

2022년 09월 06일(화) 20:22

사진=연합뉴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옛말은 그야말로 옛말이 됐다. 폭염과 폭우 등 이상기온과 이른 추석 탓에 채소, 과일을 비롯한 대부분의 농수산물 가격이 껑충 뛴 데다, 고금리·고환율까지 이른바 ‘3고 현상’에 풍성한 추석은 둘째치고 제수용품 마련조차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추석을 기점으로 라면, 우유 등 식품 가격 뿐만 아니라 전기·가스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도 예정돼 있어 가계 사정은 더욱 더 팍팍해질 것으로 보인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추석 연휴 직후인 오는 15일부터 신라면 등 라면 26개 제품과 스낵 23종에 대한 출고가를 각각 평균 11.3%, 5.7% 올린다.

이유는 소맥분과 팜유 등 원재료 단가 상승이다. 농심의 가격 인상은 스낵의 경우 올해 3월 6% 인상 이후 6개월 만이고 라면은 지난해 8월 4년8개월 만에 전 제품 가격을 평균 6.8%를 인상한 데 이은 약 1년 만의 재인상이다.

이에 지난해 요금 인상 전 기준 대형마트에서 평균 676원에 판매됐던 신라면은 추석이 지나면 21% 오른 평균 820원에 판매된다. 약 1년 새 소비자 가격이 가격이 21% 이상 뛴 것이다.

우유 가격도 심상치 않다.

최근 낙농가 측은 원유 가격 결정 제도 개편 논의로 인해 미뤄뒀던 원유 가격 협상 개시를 유업체 측에 요청했으며 추석 전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낙농육우협회가 올해 원유가격 인상분을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국내 최대 유업체 서울우유는 낙농가에 지급하는 원유 가격을 ℓ당 58원 올렸다. 통상 소비자가에는 인상 분의 10배가 반영된다는 점에서 현재 평균 2천원 후반대인 우유 1ℓ의 가격은 추석이 지나면 3천원을 훌쩍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오는 10월을 시작으로 공공요금도 인상된다.

치솟은 연료 가격과 원·달러 환율 상승이 배경으로, 이미 지난 4·7월 두 차례 인상됐던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이 오는 10월 동시 인상된다.

광주시 택시요금 인상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택시업계는 지난해 말 기본요금을 기존 3천300원에서 4천600원으로 인상해달라는 내용을 담은 ‘요금변경신청서’를 제출했으며 시는 운송원가 등을 분석해 요금 인상 타당성을 검증하는 용역을 진행, 지난 7월 결과를 받았다. 이에 빠르면 이달 요금 인상이 현실화 될 뻔 했으나 시가 공공요금 인상 억제 정책을 내놓음에 따라 인상 논의는 내년으로 밀렸다.

다만, 이미 서울시를 비롯한 타 광역시·도에서 택시비 인상을 추진한 데다, 광주시도 요금 인상 필요성에 대해 인지하고 있는 만큼, 내년 택시요금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게 중론이다. 인상 폭은 미정이다.

식품부터 공공요금까지 줄 지은 가격 인상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이 곱지 만은 않다. 원재료 가격 인상 분을 감안하고서라도 과한 인상률을 보였다는 주장이 나오기 때문이다. 통상 가공품의 가격은 한 번 치고 올라간 이상 굳혀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식품업계의 폭리가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일례로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가 2018-2022년 6월 콩기름 가격을 분석한 결과, 원재료 가격은 하락했지만 소비자 가격은 오히려 인상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협회에 따르면 2018년 1월과 비교해 지난 6월의 원재료 가격은 748원 상승했지만, CJ제일제당과 오뚜기, 사조해표에서 만든 콩기름 소비자가는 평균 2천979원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또 지난해 8월 기준 원재료 가격은 1.5% 하락했지만, 소비자 가격은 3.5% 오르기도 했다.

/양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