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으로 치닫는 소년범죄](하)위기청소년 실태와 해법 가출·범죄 노출 다반사…사회적 안전망 구축 절실 2018-2020년 광주지역 초·중·고 3천680명 학업 중단 학교 밖 친구 또는 선후배 의지…생활쉼터 필요성 강조 오복 기자

2022년 09월 06일(화) 20:22

사진출처=아이클릭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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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자의 학대 등으로 가정 밖으로 내몰린 위기청소년들이 가정, 학교, 시설 어느 곳에서도 보호받지 못하고 사회적 울타리 밖으로 내몰리고 있다.

특히 보호 체계에서 벗어난 위기 청소년들은 진로와 생계 문제 등에 직면, 폭력과 디지털 성범죄 등에 취약한 것으로 드러나 이들이 안정적 사회구성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관련 시스템 구축이 절실하다.

5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광주지역 초·중·고등학생 3천680명이 학업을 중단해 정규 교육 과정을 밟지 않고 학교밖 청소년으로 분류되고 있다.

학업을 중단한 학생들은 대안학교를 다니거나 학교밖지원센터, 청소년활동진흥센터, 청소년수련원, 문화의집, 삶디자인센터, 청소년상담복지센터 등을 통해 교육을 받고 대부분 검정고시를 수료한다.

이 가운데 일부 학생들은 학업이 이뤄지지 않는 여가 시간을 외부에서 보내게 되고, 가정에서 돌봄이 이뤄지지 않으면 가정밖청소년(가출청소년)으로 이탈해 범죄에 노출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는 여성가족부가 지난해 8-11월 진행한 ‘위기청소년 지원기관 이용자 생활실태조사’에서도 드러난다. 조사 결과 지난해 학업을 중단한 위기청소년의 가출경험도는 전년 대비(2.5%) 9배 가량 높게 나타났다.

또 위기 청소년은 디지털 성범죄 및 개인정보 유출 등 온라인 인권침해 피해경험에 쉽게 노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 청소년은 26.6%의 높은 피해경험을 보여 인권침해에 더 취약했고 가해자는 모르는 사람이 61.1%로 가장 많았다.

심리·정서적인 위험도도 높았다. 자해를 시도한 경험자는 18.7%, 극단적 선택 시도자는 10%에 육박했다.

위기청소년은 대부분 부모와 학교의 울타리 밖에서 친구나 선후배에 의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정밖 생활을 하는 동안 도움을 준 대상은 친구 또는 선후배가 67.4%로, 어려울 때 도움을 요청할 사람이 없다는 응답이 9명 중 1명(11%)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이처럼 가정과 학교를 등지고 기댈 곳 없는 청소년 중 생활형 쉼터를 알고 있는 청소년은 66%에 그쳤다.

생활형 쉼터이용자 중 청소년 쉼터가 도움이 됐다는 응답은 93.8%에 달해 시설에 대한 적극적 홍보와 확대 운영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그러나 청소년 쉼터의 도움이 절실한 청소년들을 보호·수용할 수 있는 생활형 광주 시설은 청소년보호쉼터와 위기청소년회복시설 등 단 2곳에 그치고 있다.

이중 위기청소년회복시설은 소년법 1호 조치로 보호감호 명령 시 교화 시설 명목으로 운영되고 있어 실질적인 운영시설은 1곳인 셈이다.

현재 광주 청소년보호쉼터 중 1년 이상 체류가 가능한 생활형 중장기 쉼터는 80평 규모로 1곳이 운영 중이고, 이용은 단 25명만이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광주시 관계자는 “애초에 수요자가 없기 때문에 청소년 25명만이 이용하고 있고 보호쉼터의 역할은 장기 체류가 아닌 자립이기 때문에 오랜 기간 머물지 않는다”면서 “임시 시설 등은 현재 운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위기청소년은 가정은 물론 학교, 시설 보호체계에서 벗어나면 진로와 생계 문제 등에 직면하면서 폭력과 디지털 성범죄 등에 취약해 손쉽게 범죄 환경에 노출되고 있다.

최근 3년 광주지역 내에서 발생한 소년범의 범행동기는 생활비로 인한 범행이 2019년 115건, 2020년 148건, 2021년 119건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가정과 학교로부터의 교육 기능 상실 등 사회적 안전망의 부재가 학교밖 청소년들의 위기로 이어지고 있어 교육당국의 특단의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교육청과 관련 기관들의 적극적인 연계 등을 통한 촘촘한 안전망 구축 등을 제언했다.

경찰인재개발원 학교폭력·청소년범죄를 담당하는 서민수 교수는 “학업을 중단하고 가정에서 돌봄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가정밖청소년으로 이어져 범죄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공교육의 돌봄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합업중단 예방이 우선돼야 하고 부모의 돌봄 기능이 상실될 경우 시설에서 정상적인 생계지원형 돌봄이 이뤄질 수 있는 체계가 정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쉼터 운영의 홍보 등이 적극적으로 이뤄져 청소년이 관련 시설을 적극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인식이 개선될 때 사회 보호기능이 정상적으로 가동한다”고 덧붙였다.

/오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