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공대 부지 기부 ‘이면 합의’ 없었다 전남도·나주시·부영 간 3자 협약서·약정서 공개 골프장 잔여 부지 구체적 이익 보장 명시 안돼 김재정 기자

2022년 09월 12일(월) 19:40

사진=전남도 제공

부영주택의 한전공대 부지 기부와 관련, 전남도-나주시-㈜부영주택 사이에 체결된 3자 협약서·약정서가 공개됐다.

그동안 일각에서 주장했던 별도 이면 합의서는 존재하지 않았다. 또 공개된 협약서·약정서에는 ㈜부영주택의 이익을 보장하는 내용 역시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도·나주시는 지난 8일 오전 도청에서 이 같은 내용의 협약서·약정서를 공개했다. 2개 문건은 부영주택이 한전공대 예정 부지로 나주 소재 회사 골프장 일부를 무상 기부하고 나머지 잔여 부지를 주거용지로 바꾸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날 협약서 공개는 광주지역 한 시민단체의 정보공개 요청에 따라 이뤄졌다. 지난 7월 선고된 정보비공개결정취소소송 판결 취지에 맞춰 전남도·나주시 정보공개심의회 의결을 통해 공개를 결정했다.

공개된 문서는 협약서(A4 용지 1장)와 한전공대 부지증여 약정서(A4 용지 3장) 등 2건이다. 김영록 전남지사·강인규 나주시장·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의 친필 서명이 포함돼 있다.

2019년 1월 4일 작성된 협약서는 4개 조항을 담고 있다. ㈜부영주택이 골프장 부지 중 40만㎡를 대학 부지로 무상 증여하고 골프장 잔여 부지 35만㎡의 주거용지(용적률 300% 이내) 전환을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해당 부지가 대학 부지로 확정된 후인 2019년 8월 서명된 약정서는 9개 조항을 통해 협약서 내용을 구체화했다. 대학 부지 경계와 증여 대상을 확정하고 향후 소유권 이전을 위한 이행사항 등이 주 내용이다. 잔여 부지의 도시기본계획·도시관리계획 변경을 지원한다는 내용도 포함했다.

이날 공개된 협약서·약정서 외에 그동안 일부에서 의혹을 제기했던 이면·부속 문건은 없었다.

전남도와 나주시는 ‘용적률 300% 이내’ 규정은 관련 법률 시행령과 조례에 따른 한도를 명시한 것으로 실제 용적률은 나주시 지구단위계획에 의해 결정된다는 입장이다.

강영구 나주시 부시장은 “혁신도시 주거지역 용적률은 실질적으로 175%이며 이를 현재 부영주택과 협의하고 있다”며 “특혜는 근거없는 오해인 만큼 이런 시비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협약서 등을 공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한전공대 유치 경쟁 과정, 일부 정치권의 개교 반대 등 정치 쟁점화 방지, 협약당사자 기업의 비공개 요청 때문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협약서·약정서에 명시된 ‘용도변경 적극 노력’, ‘관리계획 변경 적극 지원’ 등의 문구는 기부에 따른 대가로 해석될 여지가 적지 않아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박창환 전남도 정무부지사는 “골프장 절반을 대학으로 만들고 남은 골프장을 어떻게 활용할 것이냐는 고민이지 ㈜부영주택을 위한 특혜로 보면 안된다”며 “통상적이고 적정한 이익을 보장하겠지만 기반시설과 공공용지를 최대한 확보하고 추가이익은 주민편의시설로 환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남도·나주시는 한국에너지공대 발전을 위해 모든 역할과 책임을 다하고 대학 설립과 관련된 불필요한 오해와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부영CC 잔여 부지에 대한 도시관리계획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추진할 계획이다.

/김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