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동 안 걸리는 산지 쌀값 폭락세 올해산 햅쌀 도매가 전년比 20% 이상 하락 金지사 “신곡 가격 결정 전 정부 대책 절실” 김재정 기자

2022년 09월 13일(화) 20:19

사진출처=아이클릭아트

16만원대(산지쌀값 80㎏)까지 떨어진 쌀값 폭락세에 제동이 걸리지 않고 있다. 올해 추석을 전후해 출하된 햅쌀(2022년산 조생종 벼) 도매 가격이 지난해보다 20% 이상 떨어진 데다, 2021년산 쌀값도 여전히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쌀값 안정을 위해 10월 초 신곡(新穀) 가격 확정에 앞서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는 등 명확한 ‘신호’를 던져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다.

13일 전남도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산지쌀값은 16만4천740원(80㎏)으로 전년 대비 24.8% 하락했다. 지난해 최고가 22만7천212원(10월 5일 기준)과 비교하면 6만2천472원(27.5%)이나 떨어졌다.

반면, 쌀 재고량은 계속 늘고 있다. 전국 재고량은 35만8천t으로 전년 대비 17만3천t(93.5%) 증가했다. 전남지역 재고량은 9만5천t이다. 지난해보다 6만6천t(227.6%)이나 폭증한 수치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햅쌀 도매 가격 역시 지난해보다 20% 이상 하락했다. 공급량이 적은 조생종 햅쌀의 경우 통상 가격이 높게 형성되는데도 오히려 떨어졌다.

올해 추석을 전후해 시장에 나온 조생종 햅쌀 도매 가격은 1포대(20㎏)에 4만3천-4만5천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비슷한 시기 출하된 햅쌀 가격(5만6천-5만8천원)보다 23.1%인 1만3천원이나 하락했다.

조생종 햅쌀의 경우 공급량이 적어 나중에 수확하는 중만생종 햅쌀 가격보다 높게 형성되는 게 특징이다. 하지만 올해 조생종 햅쌀 가격은 2021년산 중만생종 산지쌀값 평균 가격인 5만3천원보다 낮은 수준이다.

농협 RPC 등이 농가로부터 사들인 도정 전 조생종 벼(40㎏ 조곡) 구입 가격 역시 5만1천원-5만3천원 선으로 전년보다 25% 가량 하락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쌀값 하락이 올해 쌀값에도 그대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게 전남도의 분석이다.

문제는 재고량 증가와 쌀 소비 부진이 겹치면서 쌀값이 지속 하락할 우려가 크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전남도는 ▲공공비축 물량 확대(기존 수입쌀이 포함된 80만t에서 순수 국내산 100만t으로 확대, 2021년산 재고 물량 전량 매입) ▲시장격리제도 개선(매년 9월까지 과잉 물량에 대한 시장격리 여부 결정 및 공공비축미곡 매입 방식 진행) ▲쌀 적정 생산 대책(논 타작물 재배사업 국고 지원 부활 등)을 정부에 지속 건의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여전히 쌀값 안정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내놓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올해 쌀 생산액의 경우 지난해보다 5천9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쌀값 하락으로 농민 소득 뿐만 아니라, 지역 경제, 국가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어 김 지사는 “정부가 쌀값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고 정책을 만드느냐 여부는 결국 신뢰의 문제”라며 “10월 초 신곡 가격이 나오기 전 정부가 강력한 의지를 표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