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 장기화’ 층간소음 민원 2배 이상 급증 광주 2019년 443건→코로나 창궐 2020년 879건 크게 늘어 김다인 기자 |
| 2022년 09월 13일(화) 20: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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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구 양산동의 한 아파트에는 하루가 멀다 하고 층간 소음 방송이 울려 퍼진다. 같은 내용의 반복이지만 계속되는 민원에 아파트 관리사무소도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더해 한 주민은 엘리베이터에 ‘우리 아이가 고3이라 예민하다. 000호는 주의해 달라’는 내용의 종이를 써 붙여 갈등을 고조시켰다.
# 약 8만명 가량이 가입된 네이버 카페 ‘층간소음과 피해자쉼터’에 광주의 한 아파트에 산다고 소개한 작성자가 아파트 이름과 동을 공개하며 쿵쿵대는 발소리 소리, 떠드는 소리, 샤워하는 소리, 문 세게 닫는 소리 등 민원을 넣어도 달라지는 게 없다는 글이 올라왔다. 또 다른 작성자는 아파트의 구체적인 장소를 명시하며 ‘이곳 아파트에 살지 말라, 층간소음 심각하다’고 호소했다.
코로나19로 실내 거주 시간이 늘어나면서 광주·전남지역의 층간소음 분쟁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가 지난달 층간소음 관련 개정안을 마련하면서 고질적 문제 해결에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3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노웅래(서울 마포갑) 의원의 자료에 따르면 층간소음 신고는 코로나19 창궐 전 후로 크게 늘어났음을 알 수 있다.
층간소음 신고는 광주의 경우 2019년 443건에서 2020년 879건으로 2배 증가했다. 전남 역시 2019년 294건에서 613건으로 눈에 띄게 늘어났다.
또 한국환경공단이 발표한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 2022년 2분기 운영결과’에 따르면 지난 3년간(2019-2021) 광주에서는 1천295건, 전남에서는 955건의 콜센터 신청이 접수됐다.
광주의 경우 층간소음 전화상담 신청은 2019년 184건에서 2020년에는 508건으로 3배 가까이 늘어났다. 전남은 2019년 149건에서 2020년 391건을 기록해 같은 현상을 보였다.
주된 소음 원인으로는 ‘뛰거나 걷는 소리’가 1천46건(67.2%)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망치질 165건(10.6%), 가구(끌거나 찍는 행위) 86건(5.5%), 가전제품 60건(3.9%), 문 개폐 47건(3%) 등이 뒤를 이었다.
층간소음으로 인한 이웃간의 불화로 인해 살인까지 이어진 사례도 있다.
지난해 9월 여수에서는 35세 남성이 위층에 사는 40대 부부를 흉기로 살해하고 숨진 부인의 부모를 다치게 해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남성은 “층간소음 때문에 사람을 죽였다”고 자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정부는 지난달 23일 공동주택 층간소음 문제 해결을 위해 ‘공동주택 층간소음의 범위 및 기준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현행 층간소음 기준이던 주간 데시벨(dB)은 43dB에서 39dB로, 야간 데시벨은 38dB에서 34dB로 강화된다.
만약 층간소음 기준을 초과한 것이 확인된 후에도 소음이 지속적으로 발생할 경우 피해배상 조정을 밟게 된다. 이에 따라 ‘경범죄 처벌법’ 상 인근 소란행위에 해당되는 경우 10만원 이하 과태료에 처해질 수 있다.
해당 개정안은 2005년 6월 이전 사업 승인을 받은 노후 공동주택에 대해 2025년까지 단계적으로 기준이 강화될 예정이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18일 ‘공동주택 층간소음 개선 방안’을 통해 층간소음 저감 방안을 제시했다.
먼저 정부는 기존 지어진 주택을 대상으로 소음저감 매트 설치 시 이자 비용을 지원한다.
또 500가구 이상인 공동주택 단지에는 층간소음관리위원회 설치를 의무화한다. 위원회는 입주민과 동대표, 관리사무소장 등으로 구성된 주민자치조직으로 설치·운영돼 자율적 해결을 도모할 방침이다.
대한주택관리사협회 광주시회 서금석 회장은 “철근 콘크리트 구조 특성상 위층의 소리는 아래뿐만 아니라 옆집으로도 전달된다. 이러한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층간소음위원회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위원회 구성원들이 가해자, 피해자들의 입장을 고려할 수 있고 관련 교육을 충분히 이수한 이들로 구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다인 기자
김다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