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현대미술 미래, 인도서 빛 발한다 한국·인도 아티스트 교류전 ‘차이의 합성’展 오는 30일까지 주인도한국문화원 백남준홀 최명진 기자

2022년 09월 14일(수) 22:20

한국·인도 교류전 ‘차이의 합성’이 오는 30일까지 인도 뉴델리 주인도한국문화원 백남준홀에서 열린다. 사진은 전시장 전경. <아트주 제공>

현대사회는 심각한 동일성 상태에 처해있다. 세계적인 전염병, 미얀마·우크라이나 등에서 벌어지는 정치적 혼란, 스리랑카의 경제 붕괴, 세계적으로 만연한 생태 파괴 등 모든 문제가 인류 생존에 대한 도전이다. 우리는 지금, 개별적 차이가 분명하지 않은 인류세의 출현을 목격하고 있다. 그중 시간은 각자의 생활과 경험을 같은 시간 속에서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도구다. 이는 현재와 미래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런 가운데 한국과 인도 현대미술의 현재를 살펴보며 예술적 표현의 합성을 시도한 전시가 열리고 있다.

같이 나누는 시간과 경험, 각자의 시공간적 위치에서 이같은 합성이 어떤 반향을 일으키는지 고찰할 수 있는 자리다.

2019 주인도한국문화원 국제공모를 통해 선정된 전시 ‘Synthesis of Difference 차이의 합성’전이 오는 30일까지 인도 뉴델리 주인도한국문화원 백남준홀에서 열린다.

2년 여만에 열린 행사로 정헌기 아트주 대표와 인도 큐레이터 비 아제이 샤르마의 공동기획으로 마련됐다.

이번 전시가 의미를 갖는 가장 큰 이유는 광주 출신 기획자와 작가들의 예술성이 국외에서까지 인정받아 광주 미술계의 수준을 가늠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점이다.

전시에는 이이남, 하루K, 이정록, 박지형 작가가 참여한다.

이이남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만화병풍’을 통해 원작의 고전회화를 디지털로 재구성, 한국 역사의 맥락 속 사색적인 미디어 아트를 펼쳐 보인다. 이정록 작가는 보이지 않는 근원적인 에너지를 사진으로 재현시키는 작가로, 자연 속에서 피사체를 만들어 세우거나 작업실에 자연환경을 설치작품처럼 만들어 사진을 만든다. 하루.K는 현실 속 음식과 문명을 결합시켜 초현실적인 산수화로 호응을 얻은 ‘맛있는 산수’ 연작을 선보인다. 인도에 3년 가까이 거주하며 현지에서 다양한 작품활동을 해온 박지형 작가는 퍼포먼스를 통해 집단의식에 대해 탐색한다.

인도 작가들의 다양한 주제 의식도 눈길을 끈다.

기억과 생태를 이야기하는 ‘파리 바르타나 모하니’, 노동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비렌드라 야다브’, 시간과 공간을 드러내는 ‘비 아제이 샤르마’, 정교한 페이퍼커팅을 통해 역사의 층을 보여주는 ‘네하 지 베르마’, 기억을 주제로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거자라 프라빈’, 무언의 수행을 기반으로 한 ‘하르프릿’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정헌기 아트주 대표는 “이번 전시는 인도와 한국, 양국의 차이의 합성을 이룰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제시하기 위해 ‘시간’을 하나의 시각적 이미지로 탐색한 것이다”며 “인도와 한국 현대 미술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이들의 작품을 통해, 다양한 문화를 아우르는 시간과 차이의 합성을 이해하는 데 한 걸음 다가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