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소재 아시아인권위 광주 이전 환영

2022년 09월 14일(수) 22:36

1984년 홍콩에 설립된 아시아인권위원회(Asian Human Rights Commission·AHRC) 본부가 광주로 이전한다. 인권 보호를 위한 법률 지원, 전문인력 교육·훈련, 인권단체와 활동가 지원 등을 해온 대표적 인권단체다. 1998년 광주에서 아시아인권선언을 발표했고, 대표를 맡고 있는 스리랑카 출신 변호사 바실 페르난도가 2001년 광주인권상을 받는 등 인연도 남다르다. 인권문제에 민감한 국가들의 통제와 간섭을 피하기 위한 자매기관 아시아법률자원센터(Asia Legal Resource Center)도 함께 옮겨온다니 더 반가운 소식이다.

강기정 시장은 “광주 시민과 함께 환영한다”고 말했다. 강 시장은 “시민들은 미얀마에 군사 쿠데타가 발생한 후 민주화 지지와 연대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고,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자 자발적으로 성금을 모아 고려인 동포 귀환 운동을 펴고 있다”며 “아시아인권위가 인권의 보루가 되도록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시아인권위 이전은 광주가 선구적인 민주·인권도시로 해외에서도 널리 인정받고, 아시아인권선언 발표 이후 지속적으로 광주 시민사회와 교류, 협력관계를 유지해 온 성과라 할 수 있다. 그동안 광주국제교류센터에서 사전 작업을 해왔으며 개원을 준비하고 있는 민주평화교류원과 연계해 앞으로 그 역할과 활동 범위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는 아시아인권위가 비영리 법인 설립을 신청하면 적법 절차에 따라 차질없이 등록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오월 단체들도 인권 증진을 위해 기꺼이 돕겠다는 의향을 밝혔다.

유럽 등으로부터 재정적 지원을 받고 있었던 아시아인권위가 중국 정부의 압력과 함께 금융 계좌가 동결되고 해외 단체들과 연대가 제한돼 어려움을 겪어왔다. 5·18민주화운동은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공식 기념일로 지정되는 등 세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광주가 주도적으로 지원하고 협력해야 하는 것이다. 아시아인권위 이전은 광주의 높은 위상을 재확인하는 의미를 갖는다. 거듭 환영하는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