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 임시주거시설 안전한가](하)해결 방안 “市차원 재난 안전 장기적 청사진 제시해야” 김다인 기자 |
| 2022년 09월 15일(목) 20: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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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호 태풍 ‘힌남노’가 남해안을 관통하면서 사상자가 12명 발생하는 등 인명·재산 피해가 속출했다. 이렇듯 자연재해를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임시주거시설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광주 곳곳의 임시주거시설에 대한 지적의 목소리가 나오면서 전문가들은 시설의 장소 선정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실제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이번 폭우로 전국 주택·상가 침수는 8천949건으로 집계됐다. 광주·전남 역시 교통 시설물과 방파제가 파손되고 나무가 쓰러지는 등 광주 55건, 전남 170건의 피해가 접수됐다.
15일 국민재난안전포털 등에 따르면 광주 동구에는 침수취약구역으로 지적된 한 초등학교가 임시주거시설로 지정된 남구에는 임시주거시설 두 곳이 지하에 위치했다.
이에 김용철 호남대학교 소방행정학과 교수는 현재의 임시주거시설 장소 선정이 ‘행정 편의주의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고질적 문제를 지적했다.
우리나라 임시주거시설은 북한과의 전쟁을 대비해 만든 70-80년대 지하에 위치한 형식이 대부분이었다. 이후 90년대 들어 임시주거시설의 필요성이 각인되며 정부는 충분한 검증 없이 행정 편의적으로 공간이 확보된 인근 지역 학교를 시설로 지정했다.
김 교수는 “임시주거시설이 지하에 위치할 경우 대피 시 2차 피해가 발생할 위험이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역 피난계획 및 광역피난 계획이 사전에 수립돼야 한다”며 “단순 행정적인 장소 선정이 아닌 그 기능과 역할 수행 정도를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침수취약구역으로 선정된 시설에 대해서도 “침수가 확대되거나 예상을 뛰어넘는 수해가 발생할 경우 침수취약구역에 지정된 임시주거시설은 그 기능을 상실할 경우가 높다”고 덧붙였다.
이로 인해 안전성이 확보됐을 거라 생각한 임시주거시설에서 2차 피난을 해야 하는 상황이 전개돼 이에 대한 시민들의 피로도가 증가하고 신뢰성 역시 저하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송창영 광주대학교 건축학부 교수는 “재난이 발생했을 때 가장 문제가 발생하기 쉬운 장소는 ‘지하’”라며 “침수 발생 시 지하에서 가장 먼저 피해가 발생하며 지진 등 각종 상황에서도 지상으로 대피하기 어려운 구조적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임시주거시설을 지하에 선정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장기 이재민을 위한 법이 마련돼 있음에도 불구, 자원이 확보되지 않아 적극 활용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재난구호법에 따라 장기 이재민은 LH 공공임대주택 등을 최대 1년까지 사용 가능하지만 현재 확보된 자원이 없어 정작 재난 시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송 교수는 “광주시는 임시주거시설의 추가 확보 및 주기적인 점검을 통해 추가적인 재난·피해를 막을 수 있어야 한다”며 “근본적으로는 LH 공공임대주택을 재난 피해자를 위한 주거 시설로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정책을 만들거나 제도를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 역시 재난·재해의 발생을 막을 수 없다면 피해 최소화를 위한 정책 및 제도를 개발하고 실행해야 할 광주시의 책임이 있다고 제언했다.
우선 광주시가 재난 재해에 어느 정도 취약한지 파악한 후 이를 바탕으로 예방 및 대응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어 “재난·재해별로 상세히 구분해 광주시 전체의 광역 방재계획이 수립돼야 하며 이를 근거로 임시주거시설의 위치, 규모, 수용인원, 비축물자 등에 대한 매뉴얼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향후 강도와 빈도가 더욱 강해질 재난·재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재난 안전 관련 정책을 지원할 연구조직을 신설해야 하며 광주시가 재난 안전에 대한 중 장기적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다인 기자
김다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