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재난 대비 광주 임시주거시설 정비하길

2022년 09월 18일(일) 19:13

지구 온난화에 따른 이상 기후로 강력한 태풍이 연달아 발생하고 있다. 예기치 못한 자연재해를 대비한 임시주거시설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하지만 상당수가 부적합한 곳에 마련돼 정작 필요한 때에 제대로 할용할 수 없는 무용지물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자체가 위치 선정과 관리 등에 신중을 기해야 하겠다.

임시주거시설은 북한과의 대치 상황에서 1970-80년대는 지하 공간이 대부분이었고 1990년대 들어서도 충분한 검증 없이 행정 편의적으로 인근 지역 학교를 지정했다. 최근 잦아진 폭우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지하실이 여전히 존재하고, 일부는 침수취약구역 내에 자리해 우려를 더하고 있는 것이다. 일반의 예상을 뛰어넘는 수해가 발생할 경우 기능을 상실할 위험시설로 평가되고 있다.

광주지역에는 모두 170개소의 임시주거시설이 설치돼 있다. 동구 11개소, 서구 39개소, 남구 26개소, 북구 56개소, 광산구 38개소이며 침수취약지역 39개소 중 7곳이 재정비 대상으로 지적됐다. 동구 무등초등학교 강당은 391명을 수용할 수 있지만 되레 침수 위험을 안고 있다. 남구에는 방림1동 행정복지센터와 사직동 행정복지센터의 지하실이 지정됐다. 이 곳은 화장실 등을 포함해 생활 편의 공간이 부족하고 내진 설계도 돼 있지 않다.

재난구호법에 따라 장기 이재민은 LH 공공임대주택 등을 최대 1년까지 사용 가능하나 현재 확보된 자원이 없는 것도 문제다. 추가적인 확보 및 주기적인 점검 등에 나서야 하는 것이다. 근본적으로는 공공주택을 재난 피해자를 위한 주거시설로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정책을 만들거나 제도를 개정해야 한다는 전문가의 조언을 검토했으면 한다. 공공임대주택 대기자가 많은 현실에서 재난을 대비해 일시적으로 공간을 비워둔다는 것도 실질적으로 어려운 일인 만큼 적절한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주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 정부와 지자체의 제일가는 책무다. 재난재해의 발생을 막을 수 없다고 해도, 피해는 얼마든 최소화할 수 있다. 적극적인 행정이 요구되고 있다. 광주시는 임시주거시설의 위치, 규모, 수용인원, 비축물자 등에 대한 매뉴얼을 정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