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천억 쏟아붓고도 쌀값 관리 실패한 尹정부 늑장 격리·최저가 입찰로 전년 대비 23.1% 폭락 김진수·김재정 기자 |
| 2022년 09월 19일(월) 20:27 |
|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신정훈 의원(더불어민주당, 나주·화순)이 19일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1년산 쌀 37만t 시장격리에 들어간 매입 금액은 무려 7천883억원에 달했다.
시장격리곡 매입 비용은 농협 자금을 우선 활용하고, 정부가 2023년부터 정부 양곡 매입비 사업으로 농협의 손실을 보전한다.
판매 손실과 관리·가공 비용까지 고려했을 때, 이번 37만t 시장격리에 소요되는 총 예산은 약 8천489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구체적으로는 매입 비용에서 판매 수입(1천347억)을 제외한 판매 손실이 약 6천437억원, 3년 보관을 가정했을 경우 관리비용 1천614억원, 가공비용 438억원이 들어간다.
그러나 이 같은 예산 소요에도 불구하고 2021년산 쌀 시장격리는 사후적 시장격리와 소극적 물량 매입, 최저가 입찰 등으로 인해 지난 9월 5일 현재 산지 쌀값은 80㎏ 기준 16만4천740원까지 떨어졌다. 전년 수확기 21만4천140원 대비 무려 23.1%가 폭락한 것이다.
시장격리는 시장에서 쌀값이 형성되기 전인 수확기에 선제적으로 이뤄져야 쌀값 지지에 효과적이지만, 올해 시장격리 매입은 각각 2월, 5월, 7월이 돼서야 이뤄졌고 이마저도 최저가 입찰 방식으로 진행됐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또한 쌀값 폭락이 가속화된 요인 중 하나로 논타작물 재배 지원사업의 중단도 거론되고 있다.
선제적 생산 조정을 통한 쌀값 안정·재정 절감의 선순환 구조 전환을 목표로 진행된 논타작물 재배 지원사업은 3년(2018-2020년)간 예산 집행액이 2천65억원에 불과했지만 해당 기간 약 7만7천㏊ 쌀 생산 조정으로 40만t 사전 시장격리 효과가 발생했다. 시장격리의 4분의 1도 안 되는 비용으로 비슷한 정책 목표를 달성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벼 대체작물 재배를 지원한 결과, 식량안보 취약 품목 자급 기반 확충 효과도 커, 콩 식량자급률은 2017년 22%에서 2020년 30.4%로 올라갔다. 즉, 논타작물 재배 지원사업은 문재인 정부 초기 수확기 시장격리와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며, 21만원대 쌀값 정상화 달성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정훈 의원은 “2017년 사례에서 교훈을 찾아야 한다”며 “2017년산 쌀은 작황조사 등을 근거로 쌀 가격이 형성되기 전인 9월 28일 발표해 10-12월 수확기에 공공비축미 가격으로 매입해 쌀값이 차츰 안정을 찾았다. 올해도 풍작이 예상되는 만큼 정부는 조속히 구곡과 초과 생산될 신곡 약 50만t 이상을 시장격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신 의원은 또 “보다 근본적으로 쌀은 평년작만 생산돼도 20만t 수준의 초과 생산량이 발생한다”며 “윤석열 정부의 전략작물직불제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문재인 정부 때 시행됐던 쌀 생산조정이 병행돼야 한다. 일시적 과잉은 시장격리를 통해 구조적 과잉은 생산 조정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쌀값과 관련, 경기·강원·충북·충남·전북·전남·경북·경남 등 쌀 주산지 8개 지역 도지사들은 지난 15일 국회에서 ‘쌀값 안정 대책 마련 촉구’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생산비 상승과 쌀값 폭락으로 농민이 이중고를 떠안고 있다”며 “쌀농사가 흔들리면 농민 삶은 물론, 대한민국 식량 주권도 흔들릴 수밖에 없는 중차대한 문제에 직면하는 만큼 즉각 쌀값 안정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무엇보다 지난 20년 간 쌀 생산비 상승률을 감안해 최소한 21만원대 유지가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당시 김영록 전남지사는 “식량 주권을 강화하고 공공 비축 물량을 토대로 해외 공적개발원조를 확대해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 역할을 찾아야 한다”며 “쌀 수급문제 만큼은 정부가 적극 개입해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수·김재정 기자
김진수·김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