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회에서 난타당한 전남도립대 혁신안

2022년 09월 21일(수) 19:54

정부의 재정지원 대상에서 제외돼 ‘부실대학’으로 낙인 찍힌 전남도립대학교가 자체 혁신안을 마련했지만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도의회에서 이럴 바엔 차라리 대학 문을 닫아야 한다는 등의 매서운 질타가 쏟아졌다.

전남도의회 정례회 기획행정위원회에서 신민호 위원장은 “2018년 11월에 나온 구조조정 개편 방안과 내용이 비슷하다. 2019년 4월 뒤집어지는 모습도 보였다”면서 “신뢰할 수 있겠느냐”고 꼬집었다. 혁신안은 신입생 입학률 100%, 재학생 충원율 90%, 졸업생 취업률 90% 달성을 목표로 학과 책임제 도입, 지역산업 연계 구조조정, 연구·학생 지도 절대평가, 기업 연계 취업 맞춤형 프로그램 운영 등을 제시했다.

도립대는 지난해 대학기본역량 진단평가에서 전국 7개 도립대 중 유일하게 일반 재정지원 대학에서 탈락해 3년 간 100억원의 국비를 받지 못한다. 올해 7월에는 3년 간 45억원을 지원하는 고등교육기관 거점지구 사업(HiVE) 공모도 실패해 전남도가 추가 예산을 지원해야 한다. 의원들은 지나치게 안일하게 상황을 보고 있다는 부분에서 작정 비판을 했다. “학생과 교수, 교수와 교수 사이에서도 서로 신뢰하지 못하고 있는데 혁신안을 만든다고 되겠느냐”, “각종 논란이 제기된 교수를 산학협력 교수로 승인하는 등 회전문 인사를 하고 있다”, “학생을 위한 대학인 만큼 교수들이 마음가짐을 바꿔 달라”는 질책에 귀 기울여야 한다.

지역대학의 생존은 당면한 현안이 됐다. 학령인구의 급격한 감소라는 불가피한 원인에다 이번 수시모집에서도 나타났듯 수도권 대학 쏠림 가속화에 따른 것이다. 정말 이대로면 속속 망할 도리 밖에 없다. 도립대의 사정은 특히 심각하다. 18개 학과 중 9개 학과의 취업률이 60%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등록률은 전국 하위권이다. 중대 위기라는 인식으로 뼈아픈 반성과 더불어 생존을 위한 변화를 모색해야 하는 것이다.

도립대는 전남도가 출자한 공립대학이다. 구성원들의 모든 지혜와 역량을 모아야 하겠다. 전남지역의 특성에 맞는 맞춤형 학과로 조정하고, 학생들이 전남에서 원하는 일자리를 얻고 살아갈 수 있도록 더 힘써주길 바란다. 책임감을 가지고 강도 높은 구조개혁을 해야 한다.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실질적 자구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