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구 보건소장 임명 두고 대립 팽팽 노조 “일반직 공무원 임용 불합리한 관행 종지부” 의사회 “공무원 임명 위해 조항까지 바꾼 꼼수” 오복 기자

2022년 09월 21일(수) 21:23

남구청사 전경

최근 광주 남구가 보건소장에 일반직공무원을 임명한 것을 두고 광주시의사회와 공무원노조가 첨예한 대립을 보이고 있다.

전국공무원노조 광주지역본부 남구지부는 21일 성명서를 통해 “남구청장이 의사가 아닌 일반직공무원을 보건소장에 임용한 것은 행정 경험과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의사를 관행적으로 보건소장에 임용했던 그동안의 불합리한 관행에 종지부를 찍고 합리적으로 임용권을 행사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보건소장 임용과 관련, 지역보건법이 아닌 시행령으로 의사를 우선 임용하도록 하고 있는 규정은 명백한 차별을 조장하는 ‘독소조항’이라고 주장했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 2017년 국가인권위원회는 보건소장 임용 시 보건 관련 전문 인력에 비해 의사를 우선 임용하는 것은 합리적인 이유 없이 특정 직종을 우대하는 차별행위로 판단해 보건복지부장관에게 관련근거인 지역보건법 시행령 제13조 제1항의 개정을 권고했다.

그러나 시대역행적인 차별 조항이 아직까지 개정되지 않아 의사의 기득권과 특권 유지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게 노조의 입장이다.

또 노조는 보건소의 주요 업무가 국민건강증진, 보건교육, 구강검진 및 영양개선사업, 전염병 예방·관리 등 행정의 성격을 보인다는 점을 근거로 보건소장이 반드시 의사일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노조는 통상 의사 출신 보건소장으로 임용되면 퇴직 전까지 ‘장기집권’ 체제로 운영돼 수년 전 광주 일선 보건소에서 일었던 ‘갑질 행각’이 또다시 반복될 수 있다고 우려하며 광주시의사회가 1년 6개월간 진료의사 공백상태인 남구 보건소의 어려움에 관심을 가져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앞서 광주시의사회는 지난 19일 남구 신규 보건소장 임명을 두고 ‘지역보건법 위반 행위’라고 반발했다.

당시 의사회는 “방역 위기 속에서 의료 전문가들의 판단과 참여가 지역민들의 건강 수호에 필수적임을 인식해 군 단위 보건소까지도 의사직 보건소장을 임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가운데 남구는 의사직이 아닌 보건직 공무원을 보건소장에 임명하기 위해 시행규칙을 개정했다”면서 “이번 보건소장 임명 절차에 있어서 의사직에 대한 공모 절차 또한 없었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해 7월5일 남구가 보건소장 직위를 개방형직위 임기제 공무원으로 임명할 수 있도록 임명 규정을 신설한 것에 대해서도 ‘꼼수’라고 비판하며 “무리한 보건직 공무원의 보건소장 승진·임명으로 인해 공공의료 및 방역체계의 혼란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오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