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 공립 치매전담형 요양시설 신축 좌초되나 區, 높은 구비 부담 등 이유 구의회에 사업 중단 보고서 제출 오미섭 “市 사회서비스원과 협업”…서구 “내부 논의 중” 강승희 기자

2022년 09월 25일(일) 19:58

사진은 광주 서구청 전경.

광주 서구의 핵심 복지시책으로 지난 4년 간 추진해온 ‘공립 치매전담형 요양시설 신축’ 사업이 돌연 좌초될 위기에 놓였다.

서구가 완공까지 드는 높은 구비 부담률과 향후 운영 문제 등을 이유로 최근 서구의회에 사업 중단 보고서를 제출, 사실상 추진 중단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

사업 계획이 변경될 때마다 눈덩이로 불어나는 높은 구비 부담이 사업 중단의 결정적인 원인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서구의 부실한 추진력과 일관성 없는 행정을 비판하며 공공성을 담보한 민간시설의 표준 모델로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5일 광주 서구에 따르면 2017년 문재인 정부 시절 ‘치매 국가책임제’ 시행으로 국비를 지원받아 ‘공립 치매전담형 요양시설 신축’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치매 국가책임제는 치매 의료비 90%를 건강보험으로 보장하는 것을 골자로 한 문재인 전대통령의 정책이다. 치매 문제를 국가 돌봄 차원에서 해결하겠다는 취지다.

서구는 2018년 공립 치매전담형 요양시설 신축 사업을 시작하며 국비 15억원을 지원 받았다. 당시 총 사업비 59억원을 투입해 2021년 완공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토지 매입 문제와 지난해 12월 공공시설 BF인증(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 제도) 의무화로 설계용역을 재실시하는 등 착공이 지연됐다. 이에 올해 1월 사업 규모와 총 사업비 관련 사업 계획을 수정해 보건복지부에 12월까지 사업기간 연장 승인을 요청했다.

변경된 계획에 따라 서창동 1044-5번지 일원(부지 2천601㎡)에 지하 1층-지상 3층 건물(연면적 1천933㎡, 수용 인원 70명)이 2023년까지 완공될 예정이다. 총 사업비는 105억원이다.

이에 서구는 2019년 공립 치매전담형 요양시설 부지 인근 주민들의 가로등 설치 등 요구를 이행한 뒤 부지를 매입했고 최근 2억원을 들여 실시설계용역까지 마쳤다.

이와 관련, 서구는 총 83억여원(국비 15억원, 시비 3억9천여원, 구비 45억원, 올해 본예산 20억원)의 관련 예산을 확보했다. 또 추경으로 91억여원까지 확보할 계획이었지만 사업 전면 재검토에 나서면서 관련 예산을 올리지 않아 구비 20억여원을 추가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에 서구는 높은 구비 부담률과 제반 여건 변화, 향후 시설 운영 비용 문제 등을 이유로 지난달 서구의회에 ‘사업 중단(취소) 검토 보고서’를 제출해 사실상 사업 중단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서구의 부실한 추진력과 일관성 없는 행정을 비판하며 공공성을 담보한 민간시설의 표준 모델로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오미섭 서구의원은 최근 제306회 제1차 정례회 본회의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사업 계획 시 예상했어야 할 문제들을 이유로 사업 중단 승인을 요청한 것은 부실한 추진력과 일관성 없는 행정을 보여준 것”이라며 “공공성을 담보해 민간시설의 표준 모델이 될 공립 치매전담형 요양시설 건립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운영 부담 문제와 관련, 오 의원은 “구청 재정상 부담이 된다면 광주시사회서비스원과 협업하는 방안도 있다”며 “광주시가 통합돌봄에 나선 만큼 시와 맥을 같이할 것”을 제안했다.

서구 관계자는 “여건 변화와 사업비 증가 등 여러 원인이 있지만 타 지자체 운영 사례를 살펴보니 지속적으로 비용이 발생해 재정상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사업 추진 여부를 두고 내부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구는 26일 공립 치매전담형 요양시설과 관련 내부 간담회를 진행해 추진 여부를 논의할 계획이다.

/강승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