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년만에 유골로 돌아온 5·18 행불자 20대 청년

2022년 09월 27일(화) 19:55

옛 광주교도소에서 발굴된 유골이 5·18민주화운동 당시 평범한 20대 청년으로 잠정 확인됐다. 진상규명조사위원회와 5·18단체 등에 따르면 화순 출신인 이 청년은 광주의 한 음식점에서 근무해 수시로 오갔으며, 1980년 5월24일 오후 1시께 광주로 넘어가 11시께 처제를 만난 뒤 시내에 간다고 길을 나섰다 연락이 끊긴 것으로 알려졌다. 백방으로 수소문했으나 무위에 그쳤고, 이후 42년 만에야 돌아왔다.

5·18 행방불명자로 신청된 사람은 242명이고, 78명만이 공식 인정됐다. 전두환 신군부 세력에 의해 철저하게 은폐됐던 역사적 진실이 마침내 드러났다. 계엄군이 주둔한 옛 광주교도소 내 무연고 묘지에서는 2019년 12월 모두 262기 유골이 쏟아졌다. 이밖에 암매장 가능성이 있는 다른 장소도 50여 곳으로 여럿 존재한다. 국가로부터 인정받지 못한 행불자 가족 전원을 대상으로 DNA 채취 작업부터 실시해야 할 것 같다.

생전 전두환은 5·18 희생자의 암매장을 꾸준히 부인해왔다. 하지만 그동안의 증언과 목격담, 군 기록을 바탕으로 지속 제기됐으며 이번에 신원이 처음 확인됐다. 행불자와 암매장 의혹의 연결고리가 사실로 밝혀진 셈이다. 5·18기념재단과 오월단체는 행방불명자 전수조사를 촉구하고 있다.

강기정 광주광역시장도 입장문을 내고 “진실규명과 함께 암매장으로 희생된 마지막 한 분까지 찾아내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 진상조사위를 적극 지원하고 국과수와 함께 신원 확인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광주시는 암매장 의혹 대상지에 대한 추가 조사도 계속 지원할 방침이다. 정부 또한 행불자 진상규명을 위해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다. 5·18진상규명조사위가 미완의 활동으로 그치지 않도록 국회와 함께 활동 기간을 연장하는 것도 고려해야 하겠다.

옛 광주교도소에서 발견된 20대 청년의 정확한 행적과 사망 및 매장 경위를 조사해야 한다. DNA 일치 가능성이 높은 다른 유골 2구에 대해서도 분석을 서둘러야 한다. 한 사람도 빠짐없이 가족 품으로 돌아가길 바란다. 국가의 책임을 다해야 할 때다. 5·18 행방불명자 찾기와 암매장 의혹과 관련된 조사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