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선 전철화 순천 도심 우회’ 국토부 응답할까

尹대통령 “원희룡 장관에 지역민과 소통 지시”
28일 광주 방문 오찬 자리서 직접 언급 관심 표명
사업비 증가·예타 등 민감…정책적 판단 주목

김재정 기자
2022년 09월 30일(금) 00:38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전남도·순천시가 건의해온 ‘경전선 전철화 순천 도심 우회’ 노선에 대해 직접 관심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져 국토교통부의 입장 변화 여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특히 윤 대통령이 “(경전선 순천 도심 우회 노선과 관련) 원희룡 국토부 장관에게 지역민과 소통할 것을 지시하겠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그동안 사업비 증가 등을 이유로 반대 입장을 견지해온 국토교통부의 정책적 판단을 이끌어낼지 관심을 모은다.

29일 국민의힘 전남도당 등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8차 비상경제민생회의가 끝난 뒤 강기정 광주시장, 국민의힘 김화진 전남도당 위원장, 이정현 전 국회의원, 주기환 전 국민의힘 광주시장 후보 등과 송정역 떡갈비 골목에서 오찬을 같이 했다.

윤 대통령은 한 참석자가 경전선 전철화 순천 도심 우회 문제를 거론하자 “비서실장으로부터 보고받아 알고 있다”며 여론을 청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순천시가 경전선의 도심 통과를 반대하게 된 경위와 전남도·순천시의 입장 등을 물었다는 게 오찬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오찬 참석자들은 경전선이 순천 도심을 통과하면 소음 문제와 도시 발전 저해 문제가 발생한다는 게 순천 지역 여론이라고 윤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은 “원희룡 장관에게 국민의힘 전남도당, 순천시 등 지역민과 소통하도록 지시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이 경전선 순천 도심 우회 문제와 관련, 관심을 표명하고 직접 언급한 내용이 외부로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전선 순천 도심 우회와 관련, 김영록 지사는 전날 오후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면담을 갖고 “순천시민의 염원인 도심 통과 구간 우회노선 등 적극적인 대안 검토를 통해 지역 주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면서 추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건의한 바 있다.

국토부 철도국장도 전날 순천을 방문해 민심을 청취하고 노관규 순천시장과 사업비 증가 관련 내용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사업비 1조7천703억원 규모의 경전선 전철화는 광주송정-나주(혁신도시)-보성-순천을 잇는 122.2㎞ 구간으로 설계 속도는 250㎞/h다. 앞서 순천시가 지난 7월 국토부와 전남도에 도심 통과 구간 우회노선 변경을 건의했다.

순천시가 도심 통과 노선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어 다음 달로 예정된 국토부의 경전선 전철화 기본계획 확정 고시도 연기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도심 우회 노선의 총사업비는 기존보다 5천억원(29%) 증가한 2조2천억여원으로 추정된다. 사업비가 15% 이상 증가하면 예비타당성 조사를 다시 받아야 하는 만큼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가 난색을 표해왔다.

지역 정·관가에서는 윤 대통령의 관심 표명으로 자칫 장기 표류 우려까지 제기됐던 경전선 문제의 꼬인 실타래를 풀 수도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윤 대통령이 국토부를 상대로 지역과의 소통을 강조한 만큼 지역 여론을 반영한 정책 결정이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무엇보다 경전선 문제가 ‘예산 논리’로는 해법을 찾기 힘들다는 현실을 감안할 때 국토부·기획재정부가 ‘정책적 판단’을 통해 순천 도심 우회 노선을 논의 테이블에 올릴 ‘명분’을 확보했다는 분석도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쉽지는 않겠지만 대통령이 관심을 갖고 있는 만큼 중앙부처가 정책적 판단을 통해 지역민 여론을 반영한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재정 기자
김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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