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의웅의 캔버스 산책]눈부시게 아름다운 섬진강(3)

2022년 10월 03일(월) 19:25

노의웅 作 ‘섬진강’

옥정호에 비가 내린다. 미처 경치를 다 살펴보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비바람이 몰아친다. 바람 때문일까. 비내리는 옥정호의 풍광이 한폭의 그림 같다. 봄날에 다시 찾고 싶은 욕망이 솟구친다. 내년에 오면 옥정호는 새 단장하고서 우리를 맞지 않을까.

아쉬움을 남기고 발길을 재촉한다. 늦은 점심을 미숫가루로 대충하고 서둘러 내려온다.

옥정호에서 아래로 9㎞ 쯤 내려오니 임실군 덕치면 진메마을이 나온다. 섬진강 시인 김용택이 나고 자란 마을이다. 김용택시인이 근무했던 초등학교도 근처에 있었다.

진매마을 앞에는 맑은 섬진강 물이 노래를 부르며 찰랑댄다. 진매마을 입구엔 두 그루의 엄청 큰 느티나무가 마을을 지키고 있다. 큰 나무를 지나 안쪽으로 들어가니 ‘김용택 시인의 집’이란 낡은 문패가 보인다. 주위가 좀 어수선하게 보인다. 이 마을도 한 때는 꽤 많은 사람이 살았다고 한다. 사람들이 떠나고 얼굴에서 세월이 느껴지는 할머니 몇분이 보였다. 마을 앞 섬진강의 푸른 물결이 눈물 나도록 아름답다.

김용택시인은 ‘꺼지지 않은 횃불로’ 시인으로 등단했고 김수영문학상, 소월시문학상, 백석문학상 등 내노라하는 문학상을 휩쓸었다. 유명 인사가 된 후에는 전국적으로 강연 요청이 쇄도했다. 그 중엔 해외에서의 요청도 있었다.

김용택 시인과 섬진강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동네이장 말씀에 따르면 김용택은 80년대 등단한 시인 중 대중에게 가장 인기 있는 시인 중 한명이란다.

진매마을 앞을 흐르는 섬진강은 그를 닮았고 시인의 모습이 섬진강 물에 그려진다.

<섬진강에서 화가 노의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