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도시’ 심사 기준서 ‘균형발전가능성’ 배점 삭제 지난해까지 ‘+2점’ 항목이었으나 올해 슬그머니 빼 이병훈 “균형발전 포기한 尹정부의 문화정책” 비판 김진수 기자

2022년 10월 03일(월) 20:44

문화체육관광부가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추진하고 있는 ‘2022 문화도시 지정 공모사업’ 심사기준에서 ‘문화를 통한 균형발전 견인 가능성’ 항목에 대한 배점이 삭제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업은 2020년부터 문체부가 전국의 시·군·구를 대상으로 ‘문화도시’를 지정해 5년 동안 200억원을 지원하는 정책사업이다.

더불어민주당 이병훈 국회의원(광주 동남을)은 3일 “문체부는 ‘문화도시’ 지정 사업 심사기준에서 2021년까지 ‘문화를 통한 균형발전 견인 가능성’ 부문에 ‘+2점’의 가점을 배정해왔는데 올해부터 슬그머니 이 항목을 빼버렸다”고 밝혔다.

공모 사업의 경우 당락이 소수점 대의 점수 차로 결정되는 상황이 일반적이란 점에서 가점 2점은 매우 큰 의미를 지닌다는 것이 이 의원의 지적이다.

이 의원은 또 “재원과 SOC가 빈약한 지자체에 있어서 문화관광은 지역의 ‘성장 사다리’와 같은 분야”라며 “문화관광이 제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재원으로 구현 가능하고, 민생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매우 크다는 점에서 ‘균형발전 견인 가능성’ 관련한 배점이 삭제된 것은 재정이 열악한 자치단체의 입장에서는 납득할 수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문체부는 이런 지자체의 입장이나 문화취약지역 주민 상황을 고려치 않고 그나마 있는 제도마저 없애는 상황이라는 게 다수 문화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실제 문체부는 새 정부 들어 제도를 바꾸면서 사전 논의나 토론도 전혀 없이 지난 6월말 ‘문화를 통한 균형발전 견인 가능성’ 부문에 대한 가점을 삭제하고 제5차 문화도시지정 공모서류 접수 등 사업을 추진했다가 지난달 29일에야 새정부 문화도시 2.0계획수립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문체부는 “새 정부 ‘문화도시’가 문화로 지역을 혁신하는 핵심 동력이 되고 문화 균형 발전의 선도 모델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토론회 취지를 밝혔으나 정작 “윤석열 정부의 문화균형발전은 후퇴했다”는 것이 이병훈 의원의 주장이다.

이와 관련, 이 의원은 “2021년 국정감사에서 제가 지적했던 ▲문화도시 지정을 놓고 벌이는 지자체간 과도한 경쟁과 2-4년씩 소요되는 행정력 낭비 요소 ▲문화도시 연구용역이 용역사들의 먹잇감으로 전락한 사실 ▲천편일률적인 타 지역 연구결과물 베끼기와 같은 문제점도 바뀌지 않고 여전히 재현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