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광주시립발레단 ‘돈키호테’ 전막 공연 스페인의 정열·낭만 가득한 발레를 만나다 ‘바질리오’·‘키트리’가 주인공인 사랑 이야기 펼쳐져 익살스런 연기부터 시선 사로잡는 고난이도 테크닉까지 현대적 감각 더한 과감한 의상으로 풍성한 무대 연출 최명진 기자

2022년 10월 10일(월) 19:09

광주시립발레단 ‘돈키호테’ 전막 공연 커튼콜. /최명진 기자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무대였다. 화려한 의상과 무대 배경, 웅장한 오케스트라 선율, 무용수들의 연기가 어우러지며 최고의 공연을 만들어냈다.

지난 8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예술극장 극장1에서 열린 광주시립발레단(단장 박경숙) 정기공연 작품 ‘돈키호테’ 전막 공연은 140여분 내내 관객들을 몰입시키기에 충분했다.

총 3막으로 구성된 이번 ‘돈키호테’ 공연은 전막임에도 불구하고, 간결하고 전달력 있는 구성과 이야기 전개가 돋보였다.

발레 ‘돈키호테’는 세르반테스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하지만, 돈키호테와 시종 산초 판자의 무용담이 아닌 이발사 ‘바질리오’와 여관집 딸 ‘키트리’가 주인공인 사랑 이야기다.

이날 첫 데뷔 무대에 나선 키트리 역의 조희원 발레리나와 바질리오 역의 이택영 발레리노는 공연 시작부터 끝까지 빠른 호흡으로 진행되는 고난이도 동작들을 소화해내며 화려한 신고식을 마쳤다.

익살스러운 표정, 몸짓 연기와 각종 소품을 활용한 연출 등은 이 커플만의 매력을 더욱 부각시켰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점프 동작과 32바퀴 회전 장면에서는 관객들의 박수와 함성 소리가 터져 나왔다.

박승유 지휘자가 이끄는 광주여성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스페인 춤곡 특유의 경쾌하고 빠른 리듬의 연주를 통해 공연을 더욱 풍성하게 꾸몄다.

특히, 이번 무대에서는 조연들의 역할도 큰 몫을 했다. 둘의 사랑을 시종일관 방해하는 키트리의 아버지 로렌조와 귀족 가마슈의 감초 연기, 산초의 재치스러운 독무 등 각 캐릭터마다 개성을 살린 장면들은 웃음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무용수들의 의상에서도 과감한 변화가 엿보였다. 전형적인 스페인 시골 마을의 귀족과 서민들의 옷차림에 현대적인 감각을 더해 한층 세련된 의상을 보는 재미가 있었다.

무엇보다 이날 공연을 빛낸 것은 발레단 전체의 조화였다. 주역들의 높은 테크닉과 짜임새 있는 무용수들의 군무는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이국적인 정취와 스페인의 열정을 물씬 느낄 수 있었던 낭만발레의 세계였다.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