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일하기 힘든 견고한 ‘유리천장’ 조직 농협

2022년 10월 10일(월) 19:19

여성 관리직 인원이 미미한 농협중앙회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농업 분야에서 활동하는 여성들의 숫자가 늘어나고 역할이 나날이 증대되며, 성평등 사회가 시대적 흐름으로 자리잡은 것과도 대비되는 때문이다. 같은 업무를 하면서도 제대로 대우받지 못하는 견고한 ‘유리천장’ 조직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통계청 발표 2020년 농림어업총조사에 따르면 전체 농가인구 231만4천명 중에서 여성은 116만1천명을 기록, 절반 이상이다. 농업경영체 등록 여성도 꾸준하게 늘어 2021년엔 전체 176만2천530건 가운데 51만2천375건을 차지해 30%에 육박했다. 농협 조합원 비율도 올해 8월 기준으로 전체 211만3천437명 중 여성이 71만6천357명으로 33.9%를 점유, 매년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농협중앙회와 경제지주의 상위(M급) 관리자는 1-2%로 극소수다. 더불어민주당 주철현 국회의원(여수갑) 자료에 따르면 중앙회 실장이나 부장, 지역본부장 등을 맡고 있는 M급은 올해 128명이고 여성은 3명에 그쳤다. 농산물 생산, 유통, 가공, 판매에 필요한 14개 자회사를 거느리는 농협경제지주는 97명 가운데 단 1명이다. M급 바로 아래인 3급 여성 비율은 올해 8월 기준 중앙회 15.1%, 경제지주 5.5%고, 4급은 중앙회 27%, 경제지주 9.8%다.

주 의원은 승진 과정에서 매우 심각한 차별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눈에는 보이나 올라가려면 현실적으로 천장이 유리벽으로 막혀 오를 수 없다. 충분한 능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고위직을 맡지 못하는 구조적 억압이 여전히 존재한다. 위로 갈수록 경사가 더 심해지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혁파할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하겠다.

농업 분야에서도 여성의 진출이 활발하고 위상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급변하는 경영 환경, 그리고 국제 정세에서 과감하게 혁신해야 살아남는다. 변하지 않으면 죽는다. 이를 위해 조직의 유연성, 다양성을 높이는데 적극적이어야 한다. 농업인의 자주적 협동조직인 농협중앙회와 농협경제지주는 성차별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왜 여성이 일하기 힘든지 분명 되짚어봐야 한다. 근본적인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