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高환율에 희비 엇갈리는 세태 “수수료 아끼자” 달러 중고거래 유행 양시원 기자 |
| 2022년 10월 13일(목) 20: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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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지난해 주식 투자 열풍에 얼떨결에 주식시장에 뛰어들었던 ‘서학개미’(해외주식 투자자) 직장인 이모(29)씨는 최근 증권 계좌를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주가 폭락으로 손실이 커졌지만 환율이 치솟으면서 환차익으로 손실 대부분을 상쇄했기 때문이다.
해외여행 경비를 조금이라도 아끼고자 어플을 통해 환전하거나 해외주식 폭락에도 환차익이 손실을 메꿔주는 등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3년 만에 최대로 치솟은 환율에 울고 웃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13일 중고거래 애플리케이션 ‘당근마켓’에서 위치를 광주로 설정하고 달러를 검색한 결과, 달러를 사거나 판다는 수십 개의 게시물을 볼 수 있었다.
해외여행 후 남은 달러를 판다는 판매자부터 미국으로 유학 가는 학생인데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달러를 구입하고 싶다’와 같은 게시물이 눈에 띄었다. 거래 금액도 적게는 수십달러에서 많게는 수천달러까지 다양했다.
특히 글 게시 기간을 보면 최근 한 달 기준 판매 완료된 게시물까지 포함한 달러 거래 게시물 수는 30건을 훌쩍 넘겨 전월(13건)보다 확연히 늘었다.
이날 기준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45%(6.4원) 오른 1천431원에 거래가 종료됐다. 지난달 28일(1천440원)보다는 떨어졌지만, 1년 전(1천196원) 대비 무려 19.6%나 치솟은 수준이다.
때문에 개인 간 거래 시 수수료를 아낄 수 있어 달러 거래 수요가 늘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미국 달러를 국내 시중은행에서 환전할 시 수수료율이 통상 1.75% 수준으로, 5천달러를 환전할 경우 약 12만원 정도의 수수료를 부담해야 한다.
최근 해외여행을 앞두고 당근마켓에서 달러 거래를 했다는 직장인 서모(26)씨는 “달러를 개인 거래하면 수수료를 아낄 수 있다고 해 총 1천달러 정도를 환전했는데 계산해보니 환전 수수료 2만5천원 정도를 세이브할 수 있었다”고 웃었다.
고환율에 이득(?)을 보는 사례도 있다.
전 세계 증시가 내려앉아 해외로 눈을 돌린 이른바 ‘서학개미’들의 투자 종목 또한 대부분 떨어졌으나 치솟은 환율 덕에 상당 부분 손실이 줄어서다.
12일(현지시간) 기준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8.34p(0.10%) 하락한 29,210.85에 마감했고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1.81p(0.33%) 빠진 3,577.03,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9.09p(0.09%) 내린 10,417.10으로 집계됐다.
시장은 예상보다 높은 생산자 물가 지표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이 공개되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가 통화 정책을 계속 공격적으로 긴축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져 지수가 오르내림을 반복하다가 결국 하락세로 마감했다.
개별 주식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대표 기술주인 애플 주식 1주는 지난 1월3일 182달러에 거래됐으나 이달 3일 기준 종가 142달러로 연초 대비 21%, 마이크로소프트도 1주에 240달러로 연초(334달러) 대비 28% 각각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연초 대비 달러·원 환율(1천193원→1천425원)은 19.4% 올라 환차익으로 인한 손실 상쇄로 본전 수준으로 ‘선방’한 셈이다.
이와 달리 같은 기간 10.8% 하락한 코스피 손실은 그대로 투자자들에게 전달되고 있다.
직장인 정모(30)씨는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등 한동안은 달러 강세를 피해갈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주식 투자에서도 비교적 유리할 것으로 보이는 미국장을 국내장보다 더 눈 여겨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양시원 기자
양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