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에 ‘고려인의 날’…이주 동포 ‘활짝’ 코로나19 이후 첫 대면 행사…전쟁난민 참석 의미 남달라 광주시장상 최영화 호남대 교수·문재영 운암한국병원장 안재영 기자

2022년 10월 16일(일) 20:00

제10회 ‘고려인의 날’ 행사가 16일 광주 광산구 월곡동 홍범도공원 일대에서 개최됐다. 이날 행사는 코로나19 이후 3년만에 대면으로 개최됐고 피란동포들이 참석해 그 의미가 남달랐다. 사진은 고려인마을 어린이들이 펼치고 있는 축하공연. /안재영 기자

코로나19 이후 대면으로 개최되지 못한 광주 고려인마을의 ‘고려인의 날’ 행사가 16일 성황리에 개최됐다.

특히 이날 행사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고향을 떠난 이주 동포들과 고려인마을이 있기까지 함께한 지역 인사가 대거 참석해 그 의미가 남달랐다.

이날 고려인의 날 기념식 행사 전 고려인마을 구성원들은 홍범도공원(다모아어린이공원)에 모여 우즈베키스탄·러시아 전통 음식과 지역사회 후원으로 마련된 음식을 나눴다.

음식과 함께 이웃 간의 정을 쌓은 친교식사 뒤엔 어린이합창단과 어린이집아동들의 축하공연이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러시아 민요 ‘춘가춘가’에 맞춘 아이들의 율동과 ‘홀로 아리랑’을 보고 들으며 탄성을 자아냈다.

이어진 본 행사에선 고려인동포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펼친 지역사회 인사들에 대한 감사장이 수여됐다.

광주시장상 수상자로 호남대학교 최영화 교수와 문재영 운암한국병원장이 이름을 올렸다.

고려인인문사회연구소 소장과 마을극단 ‘1937’의 총감독으로 고려인마을을 섬겨온 최영화 교수는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주관한 ‘2022년도 인문도시 지원 사업’ 최종 선정에 힘써왔으며 고려인마을 대표콘텐츠인 뮤지컬 ‘나는 고려인이다’ 제작에 참여하는 등 고려인마을 세계화에 앞장서 온 인물이다.

문재영 운암한국병원장은 고려인광주진료소의 자원봉사 의사로, 고려인동포들의 건강지킴이 역할을 충실히 해 온 공로를 인정받아 수상자로 결정됐다.

광산구청장상은 고려인마을 자율방범대로 봉사하며 범죄예방에 앞장선 박실바씨와 고려방송 진행자와 기자로 활동한 박빅토리아씨 등이 수상했다.

이날 박병규 광산구청장은 “고려인의 날을 맞아 마련된 ‘고려인 주민 한마당’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며 “민선 8기 광산구는 고려인 마을의 도약을 다양하게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박 청장은 “러시아 침략으로 위기에 처한 우크라이나 동포 600명을 안전하게 피신시킨 고려인 동포들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민간 차원으로 전쟁 난민을 구조한 ‘또 하나의 기적’을 만들었다”며 고려인마을 지도자와 구성원들의 공로를 치하했다.

박 청장은 “이는 공동체에 대한 고려인 동포의 사랑이 아주 강하고 뜨거움에 대한 증명”이라며 “오늘 행사가 공동체의 온기를 더욱 높이고, 월곡 공동체에 보다 큰 활기를 불어넣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소원했다.

/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