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이건희컬렉션 ‘사람의 향기, 예술로 남다’ 빛고을서 조우한 근현대미술 걸작의 품격 총 4개 섹션…서양화 도입부터 현대미술 작품까지 시기별 대표작품 총망라 최명진 기자

2022년 10월 17일(월) 19:22

이건희컬렉션 첫 지역순회전이 열리고 있는 광주시립미술관에서 관람객들이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미술 교과서에서만 보던 작품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국립현대미술관 지역 협력망사업 일환인 이건희컬렉션 지역순회전 첫 번째 전시 ‘사람의 향기, 예술로 남다’가 광주시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한국미술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작품들을 전반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이번 전시에서는 국립현대미술관을 비롯해 대구미술관, 전남도립미술관 소장품 63점과 광주시립미술관 소장작품 30점 등 총 45명 작가의 총 93점 작품을 선보인다.

서양화의 도입부터 추상미술에 이르기까지 한국 근현대기 미술을 살펴볼 수 있는 총 4개 섹션으로 이뤄졌다.

전시가 시작되는 미술관 2층 제1전시장 입구는 고풍스런 분위기의 창호지 문으로 장식돼 있다.

한지로 꾸며진 흰색 가벽 너머로는 전통수묵화의 변화를 엿볼 수 있는 작품들이 관객들을 기다린다.

첫번째 섹션인 ‘계승과 수용’은 일본을 통해 한국 화단에 서양미술이 들어오면서 생긴 변화를 담아낸다.

관념산수의 틀을 벗어나 실경산수 경향을 지닌 김은호 선생의 ‘산수도 10곡병’을 비롯해 야수파 화풍을 지닌 구본웅 작가의 ‘인물’, 이인성 작가의 ‘노란옷을 입은 여인상’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전통적 기법에 서양의 조형성이 결합된 작품들도 눈길을 끈다. 두번째 섹션 ‘한국화의 변용, 혁신’에서는 수묵을 이용해 새로운 변형을 시도한 김기창과 이응노, 불교와 무속 등 한국적 미감을 담아낸 박생광, 독자적인 한국화를 선보이는 천경자의 작품을 선보인다.

‘변혁의 시대, 새로운 모색’을 주제로 하는 세번째 섹션에서는 박수근·이중섭 작가 작품에 관람객들의 시선이 모인다.

박수근의 ‘세 여인’을 포함한 총 4점 작품은 화강암을 조각한 것 같은 독특한 질감과 두터운 마티에르가 돋보인다. 이중섭의 은지화 5점, 엽서화 4점도 전시돼 있다. 특히, 은지화는 담뱃갑 안에 든 종이에 그린 그림으로 크기가 매우 작아 관객들이 편리하게 볼 수 있도록 조명이 달린 상자 안에 비치됐다.

이중섭 은지화 작품을 라인애니메이션으로 선보이는 이른바 포토존도 마련돼 관객들의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된다.

마지막 네번째 섹션은 한국의 추상미술과 현대미술 작품 위주로 구성됐다.

한국 추상미술 선구자인 김환기와 유영국 작품을 비롯해 창작미술협회의 류경채, 이봉상 작가의 작품을 통해 전반적인 흐름을 살펴볼 수 있다. 또 극사실화 작업을 펼쳐낸 고영훈, 전통 한지를 오브제한 전광영, 투명한 색점을 가득 메운 곽인식의 작품 등을 함께 관람할 수 있다.

한편, 이건희컬렉션 전시는 광주시립미술관 홈페이지에서 사전예약을 통해 관람 가능하다.

온라인 예약은 최대 4인까지 시간당 120명 이내, 단체는 유선 예약으로 시간당 60명 이내다. 홈페이지 사전예약 인원이 미달일 경우에 한해 현장 입장이 가능하다. 전시는 오는 11월27일까지.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