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등돌봄교실, 누구를 위한 ‘돌봄’인지 고민해야 / 홍기월 |
| 2022년 10월 17일(월) 19: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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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안타까운 세대라는 건 다양한 ‘족(族)’의 출현으로도 감지할 수 있다. 욜로(자신의 행복 중시), 딩크(자녀를 두지 않는 맞벌이 부부), 파이어(조기 은퇴), 듀크(아이가 있는 맞벌이 부부) 등 자기애가 강한 특징을 지니지만, 그 이면은 안쓰러울 따름이다.
이 중에서도 가족공동체에 대한 애착을 가지는 듀크족에는 고마우면서도,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이들에게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실질적인 도움을 얼마나, 어떻게 주고 있는지 의문이 들어서다. 비근한 예를 들자면, 초등돌봄교실이 그렇다.
전국 시·도교육청 자료에 따르면, 전국 초등돌봄전담사는 2022년 4월 기준 1만2천46명으로 맞벌이 및 한부모 가정 등 아동의 돌봄 역할을 초등학교가 수행하고 있다. 아동의 돌봄 공백을 최소화하고, 차별 없는 돌봄이 주요 목적이다. 때문에 긍정적인 효과에 따른 돌봄교실의 확대 시행이 요구되고 있다.
지난해 교육부의 온종일 돌봄체계 지원단이 조사한 돌봄 서비스 유형 등의 결과가 이를 방증한다. 희망하는 돌봄 서비스 유형 조사 결과, 초등돌봄교실이 72.3%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으며, 지역아동센터가 14.4%, 다함께돌봄센터 8.3%, 청소년방과후 아카데미 3.1% 등이 뒤를 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광주시의 초등돌봄전담사는 292명에 불과하다. 전국의 2.4% 수준으로, 세종 222명, 제주 237명, 울산 263명 다음으로 적은 수치이다. 인구수에 비하면 거의 최하위 수준이나 다름없다. 무엇보다 운영 형태를 보면, 광주지역 초등돌봄교실 150개교 중 101개교(67.3%)가 오후 5시까지 운영하고, 53개교(35.3%)는 오후 6시까지 운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후 7시까지는 1개교 뿐이다. 맞벌이 가정의 아동이 대부분인 점을 감안하면 현재 초등돌봄교실의 운영시간은 매우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 틀리지만은 않다.
물론, 학교 현장에서는 초등돌봄교실 운영 한계에 고군분투하고 있을 것이다. 인력과 업무의 분배 등 자칫 첨예할 수 있는 미묘한 사항 등에 대한 처리를 말이다. 체계적인 행정을 수립하고, 시행하기 위해 일선 학교에서도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때문에 이제는 중지만 모을 것이 아니라, 시행에 방점을 둬야 함을 강조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이 선행돼야 할까? 우리네 듀크족이 실질적으로 바라는 초등돌봄교실의 운영 방식이다. 현실적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지난해 교육부가 발표한 초등돌봄교실 운영 개선 방안(안)에서는 돌봄 서비스 운영시간이 오후 5-7시 17.6%, 오후 7시 이후 2.3%로, 오후 5시 이후 초등돌봄 수요가 전체의 20% 가량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하게 맞벌이 부부가 업무를 파하는 오후 6시 이후, 즉 오후연장형 및 저녁돌봄 등의 돌봄 서비스를 강화해야 한다는 소결이 도출된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수요 맞춤형 돌봄 운영을 구현해야 한다. 학부모의 수요와 돌봄 여건 등을 고려한 돌봄 운영 시간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돌봄 전담사 중심의 행정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방과후 학교와 돌봄 통합 프로그램을 운영해 다양한 활동 중심의 돌봄 수요를 충족시켜야 한다. 무엇보다 초등돌봄교실을 정착·활성화시키기 위해 실천가능한 행·재정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응당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모름지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지금부터라도 현실에 천착한 ‘돌봄’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