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 뛴 ‘포터 일렉트릭’ 중고시장에…전기차 보조금 ‘구멍’ 신차 출고 지연 장기화 등에 ‘웃돈’ 거래까지 양시원 기자 |
| 2022년 10월 19일(수) 20: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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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보조금은 기존 보유 차량의 폐차 여부에 상관없이 신차 구매 시 일괄 지급되고 있는데, 지난해부터 반도체 수급난 등의 여파로 신차 출고가 늦어지면서 중고차 시장에 새 차급의 전기차가 매물로 나와 웃돈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19일 광주·전남지역 소비자를 주요 대상으로 운영되고 있는 한 중고차 전문 온라인쇼핑몰에서 전기 화물차를 검색하자 광주 서구 풍암동 자동차매매단지에 보관된 누적 주행거리 9㎞의 전기 화물 트럭 ‘포터2 일렉트릭 초장축 슈퍼캡 프리미엄 스페셜’ 매물 등이 떴다.
탁송 과정을 거쳐 보통 소비자가 차량을 인도 받았을 때 누적 주행거리가 30㎞ 안팎임을 감안하면, 해당 차량은 ‘새 차’인 셈이다. 실제 핸들과 의자, 기어봉 등 내장재 비닐은 뜯지도 않은 상태였다. 딜러도 임시운행허가번호판을 달고 있는 차량을 뜻하는 ‘임판(임시판매) 차량급’ 등을 명시하며 ‘새 차 컨디션’을 강조했다.
해당 차량의 가격은 2천750만원으로, 공시된 출고가 4천274만원에 비해 1천500만원 가량 저렴했다. ‘허위매물’ 여부를 타진하기 위해 기입된 딜러의 번호로 연락하자 “게시된 가격이 맞다”는 답이 돌아왔다.
다만, 단서조항이 붙었다. 딜러는 “광주에서 운행할 사람만 구매할 수 있다. 2년간은 광주시에서만 운행해야 한다”고 했다.
이는 ‘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 제79조의3 제1항에 따라 전기차 보조금을 받은 차량은 2년간 의무운행기간을 준수해야 한다는 규정에 따른 것이다.
문제는 이같은 규정만 있을 뿐 전기차 보조금은 기존 보유 차량의 폐차 여부에 상관없이 신차 구매 시 일괄 지급돼 차량이 급하게 필요한 이들의 경우 의무운행기간 미준수에 따른 보조금 회수요율까지 감안해 웃돈이 얹어진 중고차를 구매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해당 차량을 중고차시장에 내놓은 이는 신차 구매 시 받은 보조금에 되팔때 거래금액까지 합하면 자신이 부담했던 금액보다 많게는 수백만원까지 이득을 챙기고 있다.
광주시에 따르면 올해 시의 전기자동차 변경 계획물량은 승용차 2천520대·화물 919대·이륜 415대 등 총 3천864대다. 예산은 국비 309억원·시비 113억원 등 총 422억원이 투입된다.
전기차 보조금(국비+지방비)은 차량 성능 및 규모에 따라 차등 지급되며 전기승용차는 일반승용 기준 최대 1천100만원, 전기화물차는 소형 기준 최대 1천800만원 등으로 화물차의 경우 차 값의 절반에 이를 정도로 보조금 혜택이 커 인기가 높다.
위 사례처럼 국비 1천400만원, 시비 400만원 등 총 최대 1천800만원까지 받을 수 있는 신차 가격이 4천274만원인 현대 포터 일렉트릭의 경우 모의 취등록세(54만원) 등을 감안하고 팔아도 최소 수백만원 가량의 차익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이달 둘째 주(14일) 기준 차량 등록 후 출고까지 마친 지원금 선정 대수는 승용차 2천80대, 화물 871대, 이륜 247대다. 각각 선정 대수 기준 집행률이 승용 82.5%, 화물 94.7%, 이륜 59%에 달하며 타 차종 대비 화물차의 인기가 특히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구 매월동 중고차단지 관계자는 “차량이 급하게 필요한 경우가 있는데, 신차를 받으려면 1년 가까이 기다려야 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중고차를 구매하기도 한다”며 “판매자는 의무운행기간 규정에 따라 주소지가 광주인 이들에게 판매하지만, 환수금을 감안해 팔기도 한다. 흥정하기 나름이나 수백만원에 달하는 이익을 얻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광주시 관계자는 “이같은 문제를 인지하고 있지만, 지자체에서 이를 제지할만한 근거가 별도로 없는 상황”이라며 “투기 목적으로 남용되는 세수를 막고 실질적으로 필요한 차주에게 보조금이 돌아가기 위해서는 기존 차량 폐지 등 환수 규정 강화가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양시원 기자
양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