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국가산단 왜 ‘화약고’인가 했더니

2022년 10월 20일(목) 20:15

여수국가산업단지이 왜 ‘화약고’라는 오명을 갖게 된 것인지 최근 통계 자료가 나와 눈길을 끈다. 전남도 집계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 9월까지 입주업체 안전사고는 모두 73건으로 나타났다. 사망 18명, 부상 36명에 재산 피해는 73억3천200만원이다. 올해는 9월까지 사망 5명, 부상 9명 등 14명이다. 또 얼마 전 여천NCC에서 불이 나 5명이 다치면서 최다 인명피해가 발생한 해로 기록될 듯 싶다. 업체별로는 LG화학이 9건으로 최고였고 다음으로 GS칼텍스 7건, 금호석유화학 4건이다. 롯데케미칼·한화케미칼·세아엠엔에스·롯데베르살리스 엘라스토머스 등은 각각 3건으로 조사됐다.

올해 상반기 여수시 안전점검에서도 35곳에서 70건의 위험요인이 확인됐다. 잊을만하면 터지는 크고 작은 안전사고로 여수산단에 대한 경각심을 키우게 된다. 1967년 호남정유(현 GS칼텍스) 여수공장 착공을 시작으로 현재 정유, 비료, 석유화학 등 가연성 위험물질을 다루는 주요 화학업체를 비롯 300여개 기업이 입주해 있다. 유해한 가스누출과 화재, 폭발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업체가 밀집한데다 설비 노후화에 따른 원인이 크다. 50년이 넘은 탓에 대기오염과 함께 각종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간간이 추락사 등도 발생한다. 근로자는 물론 인근 주민들은 가슴 졸이며 불안한 일상을 이어가고 있다.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지만 구조적인 문제로 한계가 분명하다. 뾰족한 해법이 없다. 언제든 어느 곳이든 대규모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대로라면 재난에 준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닥뜨릴 수도 있다.

전남 경제를 이끄는 산업 분야의 심장인 여수국가산단이다. 안전 관리에 허점이 있어선 안 된다. 노후 산업단지의 위험요소를 사전에 제거하도록 체계적 연구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 상시적 근로감독도 요구된다. 매사에 철저해주길 당부한다. 지금으로선 예방이 최선이다. 사고를 줄이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응 훈련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 경영주의 직접 책임을 강화한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 중이다.

안전한 일터로 거듭나길 바란다. 기간산업을 견인하는 중추로서 앞으로도 역할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