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주정차 금지 광주 스쿨존 제도 퇴보하나

2022년 10월 23일(일) 19:02

어린이보호구역 내 주정차 전면금지 시행 1년만에 제도 도입 취지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단속 건수가 대폭 늘어나는 상황에서 별도의 유예 기준까지 마련하고 또 관할 자치구마다 제각각이라고 한다. 원칙 없는 오락가락 행정에 대한 비판이 높다. 당초에 한시적 허용 조치도 일부 논란이 있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광주시와 5개 자치구는 지난 7월 연석회의를 열고 ‘어린이보호구역 주정차 단속 완화’ 방안에 합의했다. 이에 과태료 미부과 시간이 15분까지로 연장됐고, 평일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 주말·휴일 CCTV 단속을 실시하지 않는다. 자치구마다 유예시간 운영이 약간 다르기도 하다. 통학 차량의 안전한 승·하차 등을 위해 한시적 주정차 허용 구역 지정·운영 필요성까지 사라지게 됐다.

이에 학부모들은 스쿨존 불법 주정차 금지로 사고 예방을 막겠다는 목적에 역행하는 처사라고 반발하고 있다. 실제로 적발 건수를 보면 당위성을 갖는다. 지난해 10월21일 어린이보호구역 주정차 전면금지 시행 이후 올해 9월까지 총 4만7천550건에 달하고 있다. 2019년 3만3천709건, 2020년 2만7천861건과 비교하면 각각 41%(1만3천841건), 70%(1만9천689건) 상승했다. 자치구별로는 광산구 2만5천144건, 북구 8천658건, 서구 5천731건, 동구 5천489건, 남구 2천528건의 순으로 조사됐다.

갈수록 불법 행위가 근절되지 않고 오히려 급증하는 마당에 유예시간을 확대하는 것은 운전자들의 경각심을 늦추는 원인이 된다. 1년이 된 어린이보호구역 내 주정차 전면금지 제도 정착을 위한 노력에 상반되는 것이다. 잠시라도 차량이 멈춰 설 수 없도록 보다 강력하게 규제해야 한다. 완화 조치에 반대한다. 행정 당국이 인근 거주민 등의 민원에 어린이 안전 확립이라는 취지를 포기했다는 학부모와 시민단체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사고가 빈발한 이전으로 되돌려선 안 된다. 스쿨존을 둘러싸고 혼선만 부추기고 있는 현실이 정말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