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손실 보상 누락된 나주SRF 정부 조정안

2022년 10월 23일(일) 19:02

나주 SRF열병합발전소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국무조정실 조정안에 광주광역시의 손실보상 방안이 포함되지 않았다. 한국지역난방공사와 광주시가 추산한 금액은 무려 1조원. 천문학적인 시민 세금을 날리는 셈이다.

올해 6월 한난이 나주시를 상대로 제기한 ‘사업개시신고 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최종 승소하면서 나주SRF는 정상 가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지난 7월 정부 조정안에는 2032년까지 가동, 이후 나주SRF 연료전환, 광주시 소각장 건설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한난과 광주시 손실은 빠졌다. 한난은 시한부 가동할 경우 최소 4천561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한다. 여기에 재생에너지 시설로 변경하기 위한 신규 비용이 추가된다. 한난은 주주들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빗발칠 수 있다는 이유로 수용 불가 방침을 회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시도 5천57억원에 이른다. 2013년 나주SRF가 광주 폐기물로 만든 SRF연료를 사용하기로 하면서 2016년 상무 소각장을 폐쇄했으며 나주SRF가 5년간 미가동되자 매립량을 2배로 늘리게 되면서 매립장의 수명이 30년 가량 단축됐다. 광주시가 조정안에 따라 다시 소각장을 짓는다면 4천억원이 추가 투입될 전망이다. 나주SRF는 2017년 시운전 도중 환경오염 배출 물질 발생과 광주 SRF반입 반대를 이유로 주민들이 반발하자 나주시가 사업 허가를 내주지 않으면서 가동을 하지 못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양향자 의원(광주 서구을)은 “나주SRF는 정부가 주도적으로 추진한 정책인데 손바닥 뒤집듯 말을 바꾸니 나주 시민들이 반발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했다. 맞는 말이다. 양 의원은 갈등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산업부와 환경부는 조정은 커녕 강 건너 불구경이라고 직격했다. 실제로 환경부는 나주SRF 시험가동 중에 수도권에서 SRF 사용을 금지하면서 갈등을 키웠고 산업부는 2019년 SRF를 신재생에너지에서 제외했다. 또 이번 국무조정실 조정안이 공개될 때까지 그 내용조차 모르고 있었다. 기막힐 지경이다.

이해당사자를 배제한 정부의 갈짓자 정책결정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조정안은 양 의원의 지적처럼 ‘앙꼬없는 찐빵’이다. 전면 재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분명 잘못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