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적지 경기로 옮기고 지역 이해·인식도 부족” <전남도의회, 전남개발공사 사장 후보자 청문회> “고향 등진 후보…전남에 대한 비전·애정 눈에 안띄어” 위원들 한목소리 질타…아파트 투기성 매도 의혹까지 부정적 여론 확산 속 오늘 경과보고서 채택 여부 주목 김재정 기자

2022년 10월 23일(일) 19:55

사진=전남도의회 제공

한국토지주택공사(LH) 부사장 출신인 장충모(58) 전남개발공사 사장 후보자가 본적지를 수도권으로 옮긴 사실이 뒤늦게 확인돼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장 후보자는 LH 근무 시절 아파트 3채를 분양받아 입주하지 않고 매도하는 등 투기 의혹까지 불거진 데다, 지역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와 인식마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나 부정적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전남도의회 기획행정위원회는 지난 21일 도의회에서 장충모 전남개발공사 사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개최했다.

차영수 의원(더불어민주당·강진)은 “구례에서 태어난 후보자가 등록기준지(본적)를 경기도 용인으로 옮긴 것은 호남인이라는 사실을 숨기려고 한 것 아니냐”며 “고향마저 등진 후보자가 전남 발전을 위해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차 의원은 “주민등록을 실거주지로 변경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본적까지 바꾼 것은 애향심이 전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전남에 대한 이해도와 비전, 애정이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LH 근무 시절 장 후보자의 투기성 아파트 특혜 분양 의혹도 제기됐다.

차 의원은 “아파트 가격이 고공행진으로 오른 2015년 경남 진주, 2016년엔 경기 동탄 등 총 3채의 아파트를 분양받았는데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공기업 직원들의 특별공급(특공) 특혜를 받은 것 아니냐”며 “특히 신도시 알짜배기로 불려온 동탄에서 2채의 아파트를 공급받아 매도 처분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투기성 의혹을 제기했다.

신민호 기획행정위원장(더불어민주당·순천6)도 “LH 사태를 봤을 때 후보자의 도덕성에 의구심이 들고 해상풍력 등 도정 역점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부족하다”며 “사장 후보자는 명확한 전남개발공사 운영 철학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경선 의원(더불어민주당·목포5) 역시 “전남의 기본 현황도 모르고 전남에 봉사활동이나 기여한 바가 전혀 없는 후보자가 전남 발전을 논하는 것은 지역민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김재철 의원(더불어민주당·보성1)은 “인구소멸의 주요 원인인 주거 문제와 균형발전을 위한 후보자의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며 “경력은 화려하지만 전남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고 지적했다.

정철 의원(더불어민주당·장성1)은 “전남개발공사가 전남 산하 공공기관 최초로 도입한 노동자이사제에 대해 후보자가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며 “개발공사 사장에 도전한 사람이 구성원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안된 것 같아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특히 장 후보자가 ‘고향사랑기부금제’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전남도의 예산 규모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았으며, LH대학에서 1주일에 3시간 강의하고 연봉 9천만원을 받은 것에 대해서도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전남도의회 기획행정위원회는 24일 인사청문회를 속개하고 경과보고서 채택 관련 회의를 열어 장 후보자의 적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후 경과보고서를 김영록 전남지사에게 보내면 이를 토대로 최종 임명 여부가 결정된다.

한편, 장충모 전남개발공사 사장 후보자는 순천고와 건국대 통계학과를 졸업했으며 1989년 LH에 입사해 임대공급운영처장, 주거복지사업처장, 사업계획실장, 기획조정실장, 경기지역본부장, 경영혁신본부장, 기획재무본부장, 부사장, 사장 직무대행 등을 역임했다.

/김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