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질주’ 10대 무면허 전동킥보드 사고 속출 올해 청소년 무면허 적발건수 광주 252건·전남 115건 면허 인증절차 부실…공유업체 대여 적발시 규제 절실 오복 기자

2022년 10월 24일(월) 20:45

사진출처=아이클릭아트

#지난 23일 운전면허 없이 전동킥보드 1대에 같이 탄 초등학생 2명이 넘어져 다치는 사고가 났다. 이들은 이날 오후 10시30분께 광주 북구 양산동 한 도로에서 헬멧을 쓰지 않고 전동킥보드를 운행, 머리와 무릎 쪽에 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지난 12일 광주 남구 봉선동 백운교차로에서 무면허로 전동킥보드를 운행하던 중 10대 A양이 승용차와 부딪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A양은 안면부를 다쳐 인근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면허 없이 공유킥보드를 몰고 가다 행인을 친 10대 중학생 B군이 지난 6월 입건됐다. B군은 광주 광산구 수완동 한 도로에서 전동킥보드를 운행하다 60대 보행자를 들이받았고, 행인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뇌진탕 진단을 받았다. B군은 타인의 명의로 공유 전동킥보드를 빌리고 친구 1명을 킥보드에 태우는 등 안전 규정도 위반했다.

10대 청소년이 무면허 상태로 전동킥보드를 운행함에 따른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전동킥보드 공유업체가 통신판매업자로 분류돼 면허증 없는 청소년에게 대여해도 처벌할 수 있는 규정이 없어 청소년의 사용을 방관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24일 광주·전남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 19세 이하 청소년이 개인형 이동장치를 탑승해 발생한 사고는 광주에서 2019년 2건, 2020년 6건, 2021년 21건, 2022년(1-9월) 17건으로 매년 급증하고 있다. 이 사고로 인한 부상자도 21명에 달한다.

전남에서도 같은 기간 2019년 3건, 2020년 1건, 2021년 19건, 2022년(1-9월) 23건의 사고가 발생해 25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이와 같이 해마다 급증하는 청소년들의 개인형 이동장치 운행 사고의 문제점은 이들이 대부분 무면허라는 것이다.

개인형 이동장치는 지난해 5월 개정된 도로교통법이 시행됨에 따라 반드시 원동기 면허 이상 소지자에 한해 운행이 가능하며, 무면허 운전, 보호 장구 미착용, 2인 이상 탑승 등에 범칙금 또는 과태료가 부과된다.

하지만 강화된 법 시행에도 10대 청소년의 무면허 개인형 이동장치 주행은 큰 폭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실제 광주에서 19세 이하 청소년의 개인형 이동장치 무면허 적발건수는 2021년 197건, 2022년(1-8월)252건이다. 전남에서도 같은 기간 42건, 115건이 각각 적발됐다.

법 제정 후 1년여가 흘렀지만 오히려 10대들의 무면허 개인형 이동장치 이용률은 2배 이상 급증했다.

10대 청소년의 무면허 개인형 이동장치 주행적발이 증가한 원인은 전동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 공유업체들의 운전면허증 인증절차가 부실하기 때문이다.

개인형 이동장치 공유업체들은 무면허 적발에도 처벌받지 않아, 청소년들의 무면허로 개인형 이동장치 사용을 방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동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 공유업체 관련 자료에 따르면 전동킥보드 공유사업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 상 통신판매업자로 분류돼 지자체의 신고 후 영업이 가능하다.

반면 개인형 이동장치 관련 법률이 아직 제정 전이기 때문에 개인형 이동장치 공유사업은 법령상 국토교통부의 등록제 등의 규율을 받는 대상이 아니고, 운전면허 인증 없이 청소년에게 전동킥보드를 대여한 업체를 처벌 할 수 있는 규정이 없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개인형 이동장치 공유업체를 규제할 수 있는 법 개정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정재 의원(국민의힘, 포항 북구)은 “지난해 전동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 관련 도로교통법이 개정됐지만, 무면허로 개인형 이동장치를 이용하는 청소년들의 사고가 증가하는 추세”라며 “청소년에게 주류나 담배를 판매하는 이들이 처벌받듯 청소년의 무면허 개인형 이동장치 이용을 방관하는 개인형 이동장치 공유업체를 규제할 수 있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개정된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전동 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는 운전면허를 소지한 성인 혹은 제2종 원동기장치 자전거면허를 취득한 만 16세 이상만 탈 수 있으며 주행 시 반드시 헬멧을 써야 한다. 이 중 헬멧 미착용 시 2만원, 승차정원 초과 탑승 시 4만원, 과로·약물 등 운전 시 10만원의 범칙금을 부과받을 수 있다. 또 음주운전 적발시 10만원의 범칙금이, 어린이(13세 미만) 운전 시에도 보호자에게 과태료 10만원이 각각 부과된다.

/오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