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경제 살리는 지역화폐 국비 지원은 당연

2022년 10월 25일(화) 20:03

광주 지역화폐 예산은 2021년 1천140억원, 2022년 964억4천만원이었다. 국비 지원액은 각각 756억(66.3%), 322억4천만원(33.4%)이다. 전남의 경우 2021년 637억, 2022년 396억이고 국비는 각각 572억(89.7%), 291억(73.4%)에 이른다.

행정안전부가 지난 4월 발행 수요를 조사 결과, 17개 시·도의 내년 지역화폐 규모는 26조9천98억원으로 예상된다. 자치단체는 현금 대신 지역화폐 활용을 유도하기 위해 교환·충전 시 10%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그런데 정부는 예산안에서 국비를 전액 삭감 조치했다. 사실상 4% 지원을 안하기로 했다. 사전에 별다른 협의 없이 1조원 정도가 사라지는 셈이다. 광주·전남 지역화폐 관련 예산 중 국비 비율은 절반을 훨씬 웃도는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전국 상황도 비슷하다. 광역은 물론 기초지자체의 지난해 국비는 57.6%로 집계됐다.

광주광역시는 국회 차원에서 반영을 요청하고 추후 과정을 지켜본다는 방침이다. 전남지역의 경우 17개 시·군이 발행액과 할인율 축소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가뜩이나 시름 깊은 지역경제에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하지만 예산 당국이 지방 고유사무라는 점을 앞세워 지원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국회의원은 “문재인 정부 당시 추진한 정책이라는 이유로 코로나19 확산에 겹쳐 고금리·고물가·고환율 시대로 골목경제가 어려워지고 있는 시점에 민생 정책마저 후퇴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역화폐는 지방소멸 시대에 역외유출을 방지하고 역내 소비를 증가시키는 중요한 수단이다. 주민과 소상공인들의 지지도 높다. 국민 10명 중 6명 이상이 국비 전액 삭감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할인 혜택 등으로 가계에 보탬이 된다는 응답도 절반을 넘는다. 여전히 지원이 필요하다. 그동안 무관심한 정치권이 나서야 한다. 여야가 제대로 된 논의에 들어가야 하겠다. 그러나 검찰의 더불어민주당 당사 압수수색으로 인해 여야 간 정쟁 수위가 최고조에 달해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윤석열 정부 들어 지자체 수입은 오히려 낮아졌다. 재정부담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