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흡연자·비흡연자 상생 방안 없나](하)꽁초 투기 근절 근본 대책 필요 꽁초 수거 문화 확산…단속·규제 뒷받침돼야” 오복 기자 |
| 2022년 10월 25일(화) 20:5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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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 위에 쏟아지는 담배꽁초를 줄이기 위해서는 흡연 현장 단속과 보완책인 ‘수거’보다 쓰레기 투기를 막는 근본적 대책 수립이 우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플라스틱인 꽁초는 환경 문제로 직결되는 만큼 실효성 있는 지자체의 다양한 수거 사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5일 광주시에 따르면 지난 9월30일 기준 동구 6명, 서구 10명, 남구 6명, 북구 10명, 광산구 10명 등 총 42명의 금연지도원이 흡연 현장단속 인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3만1천612곳의 금연구역·시설에서 4만2천443건의 점검을 실시했다.
광주지역의 공공이용시설과 조례로 지정된 금연구역은 총 5만2천844곳에 달하지만 흡연 현장단속 인원은 한정돼 있을 뿐더러 계도나 과태료 조치에 대한 시민들의 반발 등이 극심한 상태다.
광주시 관계자는 “금연지도원은 적은 인원으로 많은 구역을 점검하고 있고, 현장 활동 때 시민들이 협조하지 않는 등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흡연자의 인식 전환이 이뤄지고 단속과 규제가 뒷받침 돼야 꽁초가 없는 거리 문화가 자리잡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담배꽁초가 쓰레기로 포함되기 때문에 ‘수거’에 집중하는 사업 시행보다는 ▲시민들의 인식 전환 ▲흡연부스·흡연실 위치안내·홍보 ▲휴대용 재떨이 사용 홍보 ▲단속·규제 강화 등을 통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실제 서울환경운동연합이 지난 2019년 실시한 흡연자 담배꽁초 처리실태 조사에 따르면 담배꽁초를 쓰레기로 인지하는 비율은 95.4%로 매우 높았지만, 흡연 후 담배꽁초를 한번이라도 길거리 등에 버려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77.2%에 육박했다.
하지만 주위에 담배꽁초 수거함이 없어 담배꽁초를 주머니 등에 보관해 본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가 63.5%로 적지 않은 사람들이 꽁초를 버리지 않고 수거·보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담배꽁초를 편리하게 휴대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하고, 꽁초를 판매점에 반환한 소비자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캠페인을 진행할 경우 참여할 의사를 묻는 질문에 적극 참여가 47.4%, 참여고민이 38.7%로 86% 이상이 긍정적으로 답변했다.
이처럼 담배꽁초 수거 인센티브제와 꽁초 보관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확인된 가운데 지자체들은 각종 담배꽁초 수거에 관한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광주에서는 지역 최초로 광산구에서 지난해 8월 담배꽁초 수거보상제를 시행했다.
담배꽁초 수거보상제는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이 길바닥에 떨어진 담배꽁초를 수거해 일선 행정복지센터에 가져다주면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제도다. 5g당 100원씩, 월 최대 5만원을 지급 받을 수 있다.
이에 사업 시행 첫달인 지난해 8월의 담배꽁초 수거량은 8.4㎏이었는데 한달 뒤에는 41.3㎏이 수거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작년 12월말까지 수거된 담배꽁초 무게는 총 289.4㎏에 달했다.
하지만 높은 참여율에 따라 예상을 넘는 많은 양이 수거되다 보니 8개월 만에 1천270만원의 보상금이 참여자들에게 지급됐고, 전체 예산이 바닥나 지난 4월부터는 사업이 중단됐다.
광산구는 환경부 용역 등에서 도출된 꽁초 재활용 방식인 골프채 보호대 제작, 벽돌이나 플라스틱 가구 재활용 방안 등을 모색했지만 지역 내에 관련 업체가 전무해 수거된 꽁초를 일괄 폐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광산구는 지난 9월 추경에서 1천만원의 예산을 확보해 올해말까지는 사업을 진행하는 한편 내년에는 수거보상제 시행 자체를 전면 재검토키로 했다.
김종필 광주환경운동연합 국장은 “담배꽁초 필터는 플라스틱으로 이뤄진 쓰레기로 일회용컵 사용 규제와 비슷한 맥락으로 이해해야 한다”면서 “일회용품을 줄이기 위해 텀블러를 구입하듯이 담배꽁초를 버리기 위해 휴대용 재떨이 구비 문화를 확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꽁초 수거제의 경우 긍정적 효과를 보이고 있지만 보완책에 그치기 때문에 보다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면서 “시민인식 전환을 위한 교육과 홍보, 흡연시설 위치의 안내·홍보, 휴대용 재떨이 홍보 등을 강화한 후 강력한 단속과 규제로 버리는 문화 자체를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주시청년탄소중립시범크루인 하랑플로어 김정수 단장은 “광주는 다른 수도권에 비해 흡연시설이 적다. 골목과 상가가 많은 도시의 특성을 반영해 상습투기지역 등 흡연부스와 흡연실 설치 확대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면서 “현재 광산구민만 이용가능한 꽁초 보상제와 같은 사업이 전체적으로 확대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담배를 핀 후 껌종이처럼 종이에 버릴수 있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개발된 ‘시가랩’이라는 휴대용 재떨이가 있다”면서 “흡연자들은 휴대용 재떨이를 통해 셀프 수거를 할 수 있도록 홍보·교육하고 흡연구역이 아닌 곳에는 단속과 규제가 강화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복 기자
오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