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모두 뽑히는 영암 대불국가산단 전봇대

2022년 10월 26일(수) 19:54

영암 대불국가산단 내 전봇대는 선박 블록 운송의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힌다. 대불산단은 국내 유일의 중소형 선박 블록, 기자재 생산 핵심기지로 제작된 대규모 블록은 육로를 통해 대형 조선소로 운송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기업들은 전선을 피해 우회하거나 전선 절단 후 재연결하는 불편과 적잖은 비용을 부당해야 한다. 지난 2월에는 블록 운송차량이 산단 변전기와 충돌해 정전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기업 성장을 방해하는 ‘규제의 상징’으로 2008년 전국적인 이슈가 돼 일부가 제거됐지만 2010년부터 재원 부담 등으로 지중화 사업에 속도를 내지 못했다. 또한 200억원이 넘는 예산을 고스란히 지자체 재정만으로 진행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 10년 넘게 지지부진한 상황에 있었다. 대불산단 전선 지중화 사업이 2023년 산업통상자원부 국비지원 그린뉴딜 사업으로 선정됐다. 2년간 223억을 투입해 5.07km 구간을 대상으로 시행, 전봇대가 모두 뽑히게 된 것이다.

그동안 정부의 전선 지중화는 학교, 전통시장 인근 등 일부 구역에만 적용됐으나 전남도는 수차례 국회, 산업부, 한전 등을 방문해 규정 개정을 추진하고 사업비 확보에 행정력을 집중했다. 그 결과 고시 개정을 통해 성과를 거뒀다. 앓던 이가 쏙 빠졌다. 전봇대가 사라지며 기업들은 부담을 덜었다. 대불산단 조선산업은 생산액 8조2천억원, 고용 2만7천명에 달했지만 현재 생산액이 1조5천억 감소하고, 고용도 7천명이 빠져나가 어려움을 겪는 실정이다. 침체기를 벗어나 재도약의 기회를 맞고 있다.

대불산단은 산업부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추진한 2022년 산단 대개조 사업도 최종 선정돼 인근 서남권 산단과 연계, 친환경 조선과 해상풍력산업을 융복합한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지난 4월 지역 순회 일환으로 대불산단을 방문해 “산업구조 고도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지속 성장하도록 정부도 여러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대한민국 조선의 중심지로 거듭나기 위해 국가 차원의 관심이 더욱 필요하다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