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신청사 건립’ 분리발주…종합건설업계 ‘반발’ 市, PQ 마감 당일 입찰 취소 “지역 건설업 활성화” 해명 전남건협 등 “부작용 산더미…당초대로 통합발주” 건의 기수희 기자

2022년 10월 26일(수) 20:09

순천시청 전경. /사진=순천시 제공

전남지역 종합건설업계가 순천시의 신청사 건립공사 분리발주 추진에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대한건설협회와 건설협회 전남도회는 순천시 신청사 건립공사 시공업체 선정을 위한 입찰방식을 당초 공고와 동일하게 통합발주해 달라는 건의서를 행전안전부 장관, 전남도지사, 순천시장 등에게 발송했다고 26일 밝혔다.

건설협회 전남도회에 따르면 순천시는 지난 2020년 신청사 건립 기본계획을 고시하고 올해 5월 설계를 완료했다. 이후 역량있는 업체의 참여 확대를 위해 실시설계 기술제안입찰 방식으로 업체를 선정하기로 하고 6월 조달청과 시설공사 맞춤형서비스 약정을 체결한 데 이어 8월 입찰안내서 심의를 마쳤다.

이에 따라 조달청은 9월21일 입찰 공고를 내고 오는 12월부터 기술제안서를 접수, 심사를 거쳐 내년 1월까지 시공업체를 선정해 순천시에 통보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순천시는 입찰 참가자격 사전심사(PQ) 서류 제출 마지막날인 지난 14일 마감 1시간 전인 오후 5시 돌연 입찰공고를 취소했다.

전남도 지방건설기술심의위원회에서 입찰방법을 최종 결정하고 조달청의 기술 검토 후 정식입찰이 진행된 상태에서 PQ 마감 당일 입찰이 취소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에 대해 순천시 신청사건립추진단 관계자는 “전기·정보통신·소방업체에서 여러 민원이 있었다. 이에 자체적으로 재검토해 지역 건설업 활성화 차원에서 분리 입찰을 추진하게 됐다”고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지역 종합건설업계는 물론 입찰을 준비했던 업체들은 “공종(工種)간 유기적 협력을 통해 효율적으로 시공해야 하는 기술형 입찰의 근본을 훼손하면서까지 분리 입찰을 강행하려는 데 근원적인 의문이 든다”며 “종합적인 관리·통제가 사실상 불가능하고 시공사간 필연적으로 마찰이 발생할 수 밖에 구조로, 각종 문제만 산더미인 분리발주를 추진하려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또 순천시의 지역 업체 입찰 참가 기회 제공을 통한 지역 건설업 활성화 차원에서 분리 발주를 검토했다는 해명에 대해서도 “현 계약법상 추정가격 10억원 이상 전기·정보통신·소방공사는 전국공개로 발주하도록 규정된 만큼 지역 업체의 수주는 담보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공후식 대한건설협회 전남도회장은 “기술형 입찰의 대전제인 통합발주의 원칙이 변질, 훼손되고 있어 아쉽다”며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되는 기술형 입찰의 본질에 어긋나는 분리 입찰이 강행될 경우 불필요한 예산 낭비는 물론 공기 지연, 하자 책임범위 공방, 시설물 안전, 시공 현장에서의 중대재해 발생 등 크고 작은 부작용이 현실화 될 우려가 있어 건의서를 제출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순천시는 1천380억여원을 들여 장천동 일대에 지하 1층-지상 6층 규모로 신청사 건립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기수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