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자치 시민 대토론회]“지방정치 활성화로 지방자치 발전 이끌자”
안재영 기자
2022년 10월 26일(수) 20:28
지방자치제 시행 31주년을 맞아 26일 광주 동구 YMCA 2층 무진관에서 ‘제10회 지방자치의 날 기념 주민자치 시민 대토론회’가 열렸다. 사진은 이날 토론회 모습./김애리 기자
올해로 지방자치제가 시행 31주년을 맞아 26일 광주매일신문과 뉴스1, 품질자치주민자치시민들은 토론회를 열고 주민자치의 현 주소와 미래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이번 토론회에는 지방자치 전문가들이 발표·토론자로 참여해 지역 주민자치의 성과와 과제를 점검해 민주도시 광주의 주민자치와 생활 민주주의의 육성 방안을 재정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모아지고 있다.
토론회에는 지병근 조선대학교 법사회대 학장이 ‘지방정치 개혁과 지방자치’라는 주제로 발표했고, 임우진 민선 6기 서구청장과 이용연 서영대 전 부총장, 주민자치법제화전국네트워크 최승제 공동대표가 토론자로 참여했다. /편집자주

◇주제발표=▲지병근 조선대 법사회대 학장
◇좌장=▲서순복 조선대 교수
◇토론=▲임우진 민선 6기 서구청장 ▲이용연 서영대 전 부총장 ▲최승제 주민자치법제화전국네트워크 공동대표


●주제발표=지병근 조선대 법사회대 학장 ‘지방정치 개혁과 지방자치’

단체자치와 주민자치 두 가지로 분류되는 지방자치의 본질은 지방의 문제를 지방이 해결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통치의 주체인 주민과 이들을 대신하는 지방자치단체장들이 국가나 자본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

다만 지방의 힘으로만 풀기 어려운 문제는 상향식으로 지역 문제를 해결하는 ‘보충성의 원칙’을 따라 상위 단체가 해결하는 게 마땅하다.

그럼에도 헌법이나 지방자치법에서 우리나라는 국회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규정들이 존재한다. 실제 지방자치법을 보면 주민투표나 지방자치 의회 조직과 관련해서 자율성을 보장하고 있지만 ‘법률에 위배돼서는 안된다’는 전제가 있다. 이는 아직 우리나라의 지방자치와 정치 수준이 발전되지 않았다는 반증이다.

때문에 한국의 민주주의를 결정하는 요소인 지방분권이 이뤄지기 위해선 지방자치분권 특별법의 취지에 맞게 중앙정부의 권한이 지방자치단체로 분산돼야 한다.

또 지방정치가 강화되면 중앙정부 집권 경쟁을 둘러싼 치열한 경쟁과 이를 위한 지역·정치적 갈등 등을 조성하려는 흐름을 차단할 수 있다.

그러나 지방정치는 낮은 재정자립도와 중앙정치에 종속된 탓에 심각한 지역 편향성을 보인다. 지난 대선과 총선의 결과가 이를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유권자의 선택지가 늘어나야 한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3-4인 선거구 확대가 시범 운영됐지만 많은 문제가 있었다. 그렇지만 정치개혁에 대한 시도는 계속돼야 한다. 그래야만 후퇴하고 있는 민주주의를 다시 회복할 수 있다.

한국 민주주의의 성과는 국제적으로 칭송받고 있긴 하다. 그러나 여전히 다수의 평가 항목에서 한계가 드러난다. 특히 2000년대 세계적인 민주주의 후퇴 현상의 원인인 ‘행정부에 대한 입법부와 사법부의 견제 기능 약화’와 ‘낮은 수준의 민주적 정치문화’는 남 이야기가 아니다.

특히 이번 정부가 고위직 인사를 지역과 성별 대표성을 무시한 채 측근 중심으로 단행하고, 국회를 경시하는 등 민주주의는 계속해서 후퇴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민주주의의 첫걸음인 지방정치가 발전해야 하며 정당설립 요건을 완화해 지역정당을 허용함으로써 정치적 다원성이 강화돼야 한다.

다원성이 확보된 정당은 미래 세대를 이끌어 갈 청년 정치인 육성 트랙을 개발해 당원을 육성해야 한다. 또 비례대표 의원 후보가 민주적으로 선출될 수 있도록 정당공천은 민주적으로 진행돼야 한다.

이러한 정치개혁 과제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강요가 아닌 설득을 통해 국민의 동의를 바탕으로 추진돼야 한다. 기성 합의 사항을 출발점으로 협의된 약속을 이행하며 신뢰가 구축된다면 지방자치의 강화와 함께 민주주의 역시 회복될 것이라 기대한다.


●임우진 민선 6기 서구청장 “정치적 분권으로 주민자치 환경 개선”

지방·주민자치는 민주주의와 분산적 국가운영의 핵심 기본원리다. 이것들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자치의 기본원리에 충실하면서도 그 나라의 역사 문화 경험 등 자치환경을 고려한 합리적인 제도를 설계해 공감대를 넓히고 바람직한 제도화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기초자치의 핵심원리인 주민자치가 본래의 취지대로 제대로 운영되면 자치의 질적 수준 향상과 주민의 자치의식 성숙은 분명하다. 이는 지역을 넘어 국가의 선진화에도 지름길이 될 것이다. 그러나 주민자치 육성의 가장 큰 권한과 책임을 가진 기초단체장이 주민자치 육성에 매진할 수 있는 정치적 환경이 아니라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또 잦은 선거로 인한 각종 선거과정은 공동체 내부 분열을 유발한다. 출마한 후보자들이 자치위원이나 마을지도자 같은 역량 있는 지역리더를 포섭해 활용하려하는 등 주민지도자들이 선거에 휩쓸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러한 행태로 인해 주민들은 분열과 갈등을 겪게 되고, 분열된 마을공동체를 다시 통합해 주민자치를 원만하게 이끌어 가기란 어려운 일이다.

때문에 정치개혁을 통해 경쟁적 정치구조를 만들고 기초단체장이 가장 큰 직무영역인 주민자치 발전에 매진해 성과를 내고 동시에 정치적 위상도 확보되도록 선순환 환경을 조성하는 게 중요하다.

이를 위해선 주민자치의 가치·중요성과 독점 폐해의 심각성을 인식해 선거제도 개혁을 가능케 하는 국민적 힘이 한데 모아져야 한다. 또 지역독점 정치구조 개혁을 위해 시민과 단체 스스로가 개혁운동을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용연 서영대 전 부총장 “지방·주민자치 의구심 치유방안 고민을”

한국 민주주의는 완전한 민주주의로 평가 받기도 하지만 여전히 여러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특히 지난 총선과 대선에서 지방에 대한 무관심은 여실히 드러났다.

광주의 대통령선거 투표율은 81.5%로 전국 최고인 반면, 지방선거 투표율은 37.7%로 전국 최저 수준을 보였다. 이는 광주 유권자들이 느끼고 있는 정치적 허탈감과 지역정치에 대한 거부·무력감이 여실히 드러난 수치다.

때문에 지방 정부는 광주의 미래 지방자치와 주민자치에 대한 의구심과 자괴감을 어떻게 치유하고 지역의 미래 대안을 만들어 나갈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이것이 지역정치의 혁신이며 지방정치를 정상·실질화하고 주민자치를 실천하는 기초적 요건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선 국민통합과 정치적 관용이 확대돼야 한다. 또 지역정당을 허용하는 정당 설립 완화로 정치적 다원성을 강화해야 한다. 아울러 제왕적인 대통령의 권한 축소와 지역구의 영주격인 국회의원 권한을 제한한다면 지역정치 자율성과 책임성을 강화하고 주민자치 실질화라는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다.

이밖에 전체 인구의 32.1%를 차지하는 청년세대가 지역사회 및 정치에 대한 이해와 참여를 제고하기 위한 활동공간과 마을 주민들이 스스로 참여하고 직접 결정하는 토론과 학습의 장이 마련돼야 한다. 지방자치는 동네에서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이곳에서 키우고 스스로 선택한 일재들로 동네정치가 활성화돼야 주민자치 또한 건강하게 발전하고 튼튼하게 뿌리내릴 수 있을 거라 생각된다.


●최승제 주민자치네트워크 공동대표 “지역정치 중앙 종속 악순환 끊어내야”

지방자치법이 32년만에 전면 개정되면서 자치분권 2.0시대를 맞이했다고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지역정치는 여전히 중앙정치에 종속돼 있어서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거대 양당 출마자들은 대선 전까지 예비후보 등록도 할 수 없었다. 지방선거 6개월 전에 선거구는 확정돼야 하지만 ‘모든 것은 대선 이후’라는 중앙당의 지침 때문에 예비후보 등록 이후 선거구를 바꾸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그럼에도 후보들은 ‘공천’ 때문에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그저 감내해야만 했다.

때문에 중앙정치에 종속돼 있는 지역정치가 바뀌고 주민자치 시대로 나아가기 위해선 주민들이 제대로 된 일꾼을 선택할 수 있도록 중앙당 공천권 독점은 타파돼야 한다. 이를 통해 지역 정당이 중앙당의 하부조직화 되는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

또 지역과 주민생활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지역 정당 스스로 수도권 중심현상 극복을 위한 활동을 펼치고 지역의 변화·발전을 맨 앞에 두는 정치인이 선출돼야 한다.

이를 위해선 지역 정당이 중앙당과 국회 등으로부터 독립하고 지역의 자원을 활용해 지역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중앙당 역시 자치분권 2.0의 정착과 시행을 위해서 정당법을 개정해야 한다. 한국의 정당법은 1972년 계속 완화하다 2004년 이후 오히려 역전해 가고 있어 실질적 민주주의를 위해 전면개정 또는 폐지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를 통해 중앙당의 공천으로 이뤄진 대진표가 아닌 주민들이 직접 지역의 제대로 된 일꾼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정리=안재영 기자
안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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