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경유·휘발유 가격차 210원…역전 갈수록 심화 우크라발 수급난에 6월 첫 역전 이후 4개월 넘게 지속 ℓ당 1천614원 등윳값 고공행진에 겨울 난방 부담도 양시원 기자

2022년 10월 30일(일) 19:39

휘발유 가격이 7주 연속 하락세를 보인 30일 서울의 한 주유소에 유가 정보가 게시돼 있다. 10월 넷째 주(23-27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주보다 2.1원 내린 ℓ(리터)당 1천663.5원으로 집계됐다. 경유 판매가격은 지난주보다 17.7원 오른 1천827.3원으로 집계됐다./연합뉴스

수급 차질로 경윳값 상승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광주지역 휘발유와 경유간 가격 차이가 210원에 달하는 등 가격 역전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또 유류세 인하가 적용되지 않은 등윳값은 일부 지역에서 휘발유 가격을 뛰어넘을 정도로 올라 서민들의 겨울철 난방 부담도 더해지고 있다.

30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광주지역 휘발유와 경유의 리터(ℓ)당 평균가격은 각각 1천634원·1천844원으로 두 유종 간 가격 차이가 210원으로 벌어졌다.

앞서 지난 6월15일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역전했으며 이후 4개월 넘게 역전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7월1일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는 석유류 가격을 잡기 위해 유류세 인하폭을 법정 최대한도인 37%까지 확대한 이후 휘발유 가격은 유류세 인하 직전 날이자 역대 최고점을 갱신했던 6월30일(2천123원) 대비 489원 떨어졌으나, 경유는 2천150원에서 1천844원으로 306원 낮아지는 데 그쳤다.

이와 함께 등락을 오가던 경윳값이 10월10일(1천799원)을 기점으로 다시금 가격 오름세가 가속화되면서 20일 만에 45원이 올랐다. 같은 기간 휘발유(1천636원→1천634원)는 가격이 2원 내렸다.

이에 광주지역 휘발유와 경유의 가격 차이는 지난 8월1일(ℓ당 휘발유 1천867원·경유 1천967원) 100원에서, 지난 27일(ℓ당 휘발유 1천636원·경유 1천837원) 200원으로 확대된 이후 차이가 더 빠르게 벌어지고 있다.

통상 국내에서는 경유보다 휘발유가 비싼 것이 일반적이다. 휘발유에 높은 세금을 매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유럽을 중심으로 경유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경유 수급난이 벌어졌다.

유럽은 경유를 연료로 쓰는 디젤 차량이 많은 편이나 코로나19 대유행 여파로 이동이 줄자 현지 정유업체들이 경유 생산을 줄였고 이로 인해 경유 재고가 급격히 줄어든 상태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경유 수급난이 더욱 심화됐다.

문제는 이 같은 역전 현상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경유는 난방유로도 쓰이는데 현재도 부족한 경유 수급이 동절기에 가까워질수록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겨울이 다가오면서 경유 수요가 늘고 있고 최근 OPEC 플러스(OPEC+)의 감산 결정으로 불안 심리가 자극되면서 가격 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의 경유 재고가 2008년 이후 최저 수준을 유지하는 데다가 근본적 수급난이 해소되고 있지 않아 연말로 갈수록 가격 차가 더 벌어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여기에 유류세 인하가 적용되지 않는 등유 가격이 최근 일부 지역에서 휘발유 가격을 역전하는 현상이 나타나 겨울을 앞둔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29일 기준 울산에서는 휘발유(1천633원)보다 실내등유(1천648원)가 15원 비싸게 팔렸고 부산(13원), 대구(5원), 대전(3원) 등에서도 등윳값이 휘발윳값을 앞질렀다.

같은날 광주에서도 실내 등유는 ℓ당 1천614원에 팔려 같은 날 기준 휘발유와(1천634원)의 가격 차가 20원 밖에 나지 않았다.

광주 등윳값은 연초(1월1일·1천128원) 대비로는 43%, 지난해 동일(1천68원) 대비로는 무려 51% 오른 것이다.

/양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