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악몽의 핼러윈’ 이태원 대참사…153명 압사·133명 부상 폭 3.2m 좁은 길에 수만명 한꺼번에 몰리며 뒤엉켜 박선강·오복 기자 |
| 2022년 10월 30일(일) 20: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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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광주시민 3명도 이태원 현장에서 사망했고 1명이 뇌사 상태에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30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번 사고로 이날 오후 6시 기준 153명이 숨지고 133명이 다쳐 총 286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4년 304명이 희생된 세월호 참사 이후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의 인명 피해 사고다.
당초 사망자 수는 이날 오전 2시께 59명으로 파악됐다가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이송된 부상자 상당수가 숨지면서 오전 6시 기준 149명으로 급증했다. 이후에도 치료를 받던 중상자 중 4명이 사망해 153명으로 늘었다.
153명 사망자 중 여성이 남성보다 2배 가까이 많았다. 폭 3.2m 정도의 좁은 길에서 많은 인파가 뒤엉켜 상대적으로 힘이 약하고 체격이 작은 여성의 피해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사망자도 13개국 20명으로 집계됐다.
전날 밤부터 이날 오전까지 광주시·전남도에 접수된 이태원 참사 관련 실종 의심 신고는 광주 65건, 전남 7건이다. 광주의 경우 서울경찰청에서 5건의 공조 요청도 들어왔다.
이 가운데 광주지역에서 3명(20대 남성 1명, 20대 여성 1명, 40대 남성 1명)의 사망자가 확인됐다. 또 20대 여성 1명이 뇌사 상태다. 전남지역 7건의 실종 문의는 모두 소재 파악이 됐지만 전남도민 피해 여부는 아직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부상자 133명 중 37명이 중상이어서 사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찰은 시신이 안치된 병원에 과학수사팀을 보내 신원 확인을 하는 대로 유족에게 연락하고 있다. 이날 오전 사망자 153명의 지문 채취를 모두 마친 경찰은 현재까지 모두 141명의 신원을 확인했고 유족에게 사고 사실을 통보했다.
이날 참사는 이태원동 중심에 있는 해밀톤호텔 옆 내리막길로 된 좁은 길에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발생했다.
이태원 일대에서는 핼러윈을 앞둔 주말인 이날 밤 곳곳에서 파티가 벌어졌다. 10만명 가량의 인파가 모이면서 골목마다 발 디딜 틈도 없을 정도로 행인이 가득 찼고, 한순간에 대열이 산사태처럼 무너지면서 참사로 이어졌다. 좁은 공간에 수많은 사람이 뒤엉키면서 사상자가 급증했다.
소방당국은 29일 오후 10시15분께부터 이태원 해밀톤호텔 인근에서 사람이 깔려 호흡곤란 환자가 발생했다는 신고를 수십 건 접수했다.
사고 직후 해밀톤호텔 앞 도로에 수십 명이 쓰러진 채 CPR을 받았지만 인파로 가득 찬 골목에 구급 차량과 인력이 진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구호 조치가 늦어졌고 인명 피해는 눈덩이처럼 늘었다.
대형 참사 발생에 정부는 비상상황을 선포하고 사고 수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소방당국은 지난 29일 오후 10시43분 대응 1단계를 발령한 데 이어, 오후 11시50분 대응 3단계로 격상하고 구급차 142대를 비롯해 소방인력 등 총 848명을 투입했다. 출동한 소방대원들은 오전 1시까지 심정지 상태에 빠진 수십 명을 상대로 CPR을 하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11월5일까지 국가애도기간 선포 ▲용산구 특별재난지역 지정 등을 골자로 한 윤석열 대통령 주재 긴급대책회의 결과를 발표했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면 사망자 유족에는 위로금 및 장례비, 부상자에는 치료비 등 일체의 지원이 이뤄진다.
경찰은 사고 발생 직후 전담 수사본부를 구성해 구체적인 사고 원인 규명에 나섰다. 경찰은 수사본부에 서울경찰청 소속 475명의 인력을 투입해 사상자 신원 확인과 증거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박선강·오복 기자
박선강·오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