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민생 vs 투쟁 ‘투트랙’ 전략 고심 예산국회 개막으로 ‘민생’ 외면할 수 없어 검찰 압박에 강성 지지층 ‘장외투쟁’ 요구 ‘이태원참사’로 여야 긴급 신중 모드 돌입 김진수 기자

2022년 10월 30일(일) 20:08

묵념하는 민주당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지도부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긴급 최고위원 회의를 마치고 ‘이태원 핼러윈 압사 참사’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기에 앞서 희생자들의 명복을 비는 묵념을 하고 있다. 회의실 배경판의 ‘야당탄압 규탄’ 문구가 흰색 천으로 덮여 있다./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민생과 투쟁을 함께 추진하는 이른 바 ‘투트랙’ 전략을 놓고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30일 민주당에 따르면 국정감사가 끝나고 예산국회가 본격적으로 개막된 만큼 민생을 앞세울 수밖에 없지만 당사 압수 수색 등 검찰의 ‘칼날’에 반발하는 당내 강성 지지층의 강력한 ‘장외 투쟁’ 요구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민생 이슈에 있어 임대주택 사업, 소상공인 지원 사업 등 예산을 복원하는 한편 납품단가연동제 등 중산층·서민을 위한 법안 처리에 주력할 계획이다.

‘김진태 강원지사발(發) 금융위기’로 규정한 레고랜드 채무불이행 사태의 진상을 규명해 자금경색의 원인을 찾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활동도 이의 일환이다.

이와 함께 대여 투쟁의 경우 검찰, 감사원 등 권력기관의 행태를 야당에 대한 명백한 탄압으로 보고 감사원법 개정 등을 강력하게 밀어붙일 전망이다.

하지만 원내에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다수 의석을 활용해 정부 예산을 삭감하는 정도일 뿐, 중점처리 법안의 경우 법사위원장을 여당이 맡고 있어 본회의까지 가기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강성 지지자들의 장외투쟁 요구가 커지고 있다.

민주당이 실제 장외투쟁에 돌입할 시기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지만, 결국은 이 대표의 기소 등이 분수령이 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문제는 거리로 나선 뒤로는 여권과의 극한 대치가 강화하는 동시에 언제 장외투쟁을 중단할지 등 ‘출구전략’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민생 입법 등을 소홀히 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장외투쟁으로 나서는 순간 여당은 ‘국정 발목잡기’ 프레임으로 야당에 대한 공세를 강화할 것이 자명하다.

장외투쟁을 요구하는 여론이 힘을 얻을수록 지도부의 고민이 깊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더욱이 예상치 못했던 ‘이태원 참사’로 여야 정치권이 긴급 신중 모드로 돌입하는 분위기다.

실제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태원 핼러윈 압사 참사’와 관련해 “뭐라고 말을 할지 모르겠다. 비통하고, 부끄럽고, 죄송하다”면서 “사고 수습과 사상자 대책에 집중하고,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앞서 소속 의원들에게 긴급 메시지를 보내 “(사고의) 실종자 신고가 270명을 넘어서는 등 이태원 참사가 심각한 수준”이라며 “모든 의원께서는 일체의 지역구 활동을 포함한 모든 정치활동 및 체육활동을 중단해주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도 의원들에게 보낸 공지 문자를 통해 “국민과 함께 비통한 마음으로 희생자 추모와 가족 위로, 부상자 치유와 회복을 위해 온 마음을 모아달라”며 “당분간 불필요한 공개 활동이나 사적 모임은 자제하고 특히 음주나 취미 활동 등은 중단해달라”고 요청했다.

박 원내대표는 또 “우리 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축제성 등 주관 행사의 전면 취소를 요청해 달라”며 “의원님을 비롯한 소속 지방의원과 보좌진 등의 발언이나 SNS 글 게시 등에 매우 신중을 기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의원이나 당 명의로 거리에 내건 정치 구호성 현수막의 신속한 철거, 의원들의 비상 대기 등도 함께 주문했다./김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