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랑플로어 김정수 단장 “쓰레기 줍는 청년들, 세상 바꾸는 첫 걸음” 올해 초 플로깅 단체 조직…매달 상습투기지역 활동 “줍기문화 확산·경각심 일깨워 깨끗한 세상 만들고파” 오복 기자

2022년 10월 31일(월) 19:43

올해 초 결성된 광주시 청년탄소중립시범 크루 하랑플로어는 한 달에 2번씩 쓰레기 상습투기지역을 돌며서 플로깅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김정수 단장

“30ℓ 종량제가 금세 차버려요. 쓰레기 줍기 운동을 통해 시민들이 무심코 버리는 행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싶습니다.”

광주시 청년탄소중립시범 크루인 하랑플로어 김정수(28·작은 사진) 단장은 쓰레기를 줍는 것보단 그에 앞서 쓰레기를 버리지 못하게 시민들의 버리는 행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단장은 평소 제로웨이스트(포장을 줄이거나 재활용이 가능한 재료를 사용해서 쓰레기를 줄이려는 세계적인 움직임)를 실천하는 평범한 러닝 마니아였다.

하지만 동네에서 달리면서 거리, 골목마다 보이는 쓰레기를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내가 달리는 장소만큼은 쓰레기를 주워보자’는 마음으로 플로깅(조깅을 하면서 동시에 쓰레기를 줍는 운동)을 시작했다.

30ℓ 종량제 봉투를 들고 광주 북구 비엔날레 인근부터 전남대학교 운동장까지 가는 길에 봉투는 매일 가득차기 일쑤였고, 이후 분리수거가 되지 않은 일회용 음료컵 등을 나눠서 처리하면서 ‘혼자보다는 여러 명이 하면 더 많이 수거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마음에 러닝 동호회의 지인들과 올해 초 팀을 꾸리게 됐다.

‘하랑’이라는 러닝 동호회에서 20-30대 총 6명이 모여 만든 ‘하랑에 플로깅 하는 사람들(하랑플로어)’ 1기는 한 달에 2번씩 쓰레기 상습투기지역을 돌면서 플로깅 활동을 진행했다.

이후 지난 9월 2기를 모집, 15명으로 불어난 모임은 늘어난 회원들만큼 활동 영역도 넓어졌다.

정기 플로깅은 상무지구, 충장로, 봉선동 먹자골목, 푸른길 공원 등지에서 진행되고 쓰레기는 비건 미용 회사에서 제작해 무상제공 받은 생분해 가능 봉투(POUN28)에 수거한다. 이후 분리수거를 통해 폐기물을 분리·배출한다.

또 꽁초어택캠페인을 진행하면서 담배꽁초를 그날 몇 개 수거했는지 숫자로 데이터화 해 비영리 단체인 ‘쓰줍인(쓰레기를 줍는 사람들)’에 전달한다.

김 단장은 “혼자 쓰레기 줍기 활동을 하면 지나가던 사람들이 볼 때 ‘청소하고 있구나’ 생각하겠지만 여러 명의 청년이 쓰레기 줍기 활동을 하면 ‘청년들이 앞장서서 도시를 청소하고 있구나’라고 시민들에게 강하게 인식될 것으로 생각했다”면서 단체 활동 이유를 밝혔다.

쓰담 활동을 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으로 김 단장은 일회용 컵에 든 음료의 분리수거를 꼽았다. 커피나 음료, 티백 등 이물질의 경우 처리가 곤란해 화장실에 가서 일일이 비워야하기 때문이다.

김 단장은 “쓰레기를 줍고 있는 가운데 옆에서 버젓이 버리는 행위로 힘 빠지는 경험도 여러 번이다. 얼마전 전대 후문 체육공원에서 쓰레기를 줍는 와중에 바로 옆에서 담배꽁초를 버리고 가는 모습을 보고 참담했다”면서 시민의 쓰레기 버리는 행위에 대한 인식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단장은 현재 활동에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 쓰레기 줍기 문화가 확산되길 소원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를 신조로 활동하는 김 단장은 “활동하는 사람이 많으면 더 다양한 퍼포먼스가 가능하다”면서 “젊은 청년들부터 앞으로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를 어떻게 보호하고 지켜나가야 하는지 지속적인 활동을 통해 행동으로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오복 기자